주니어골퍼, 운동·학업 ‘두 마리 토끼’ 해법은?

입력 2013-03-0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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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공부 後운동’ 몸에 익혀야 버디 버디…

3월은 의욕적인 계절이다. 누군가에겐 새 학기, 누군가에겐 새 시즌이다. 새 학기와 새 시즌을 함께 맞이하는 사람들도 있다. 학생골퍼들이다.

이들은 운동과 학업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새 학기가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러나 국내 학생골퍼 중 학업병행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선수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계환 한국골프컨설팅 대표는 “골프선수이기 전에 학생이기 때문에 학업병행은 당연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학업에 소홀하다”며 “중학교만 진학해도 수업을 전폐하는 일이 일반적이어서 골프선수들의 학업병행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원거리 연습장소(골프장·연습장)와 긴 연습시간(6~10시간)이 문제다. 학교와 골프장을 오가는 시간은 2시간 정도로 그것도 자가용이 있어야 가능하다.

운동량도 만만치 않다. 일반적으로 중학생 이상의 주니어골퍼는 오전 8~9시부터 12시까지 골프연습장에서 샷 연습을 시작한다. 점심식사 후에는 필드에서 라운드 감각을 익히고, 라운드 후에는 숏게임 및 퍼팅을 연습한다. 운동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면 밤 8시정도다. 공부를 위해서는 밤 8시 이후 자유시간을 활용해야 하지만 자유시간을 활용해 공부하는 학생은 찾아보기 힘들다.

프로골퍼 최원대(32·KPGA세미)씨는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에서도 학업을 병행하는 학생은 거의 본적이 없다”며 “골프선수가 학업병행을 위해서는 공부만 하는 일반학생과 달리 철저한 계획과 각오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업병행은 바른 습관과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우선 공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정승은 한국주니어골프협회 회장은 “운동 후보다 운동 전에 공부를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운동 후 공부를 하려 하면 육체적·정신적으로 피로할 뿐 아니라 이른 아침에 비해 집중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공부하는 습관이 들여질 때까지는 혼자보다 여럿이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정승은 회장은 “혼자서 공부를 하면 문제에 봉착했을 때 쉽게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며 “여러 사람과 함께 하거나 공공장소(학교·도서관)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창피하다는 생각은 버리고 같은 반 학생이나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생활 패턴을 바꾸는 것은 금물이다. 정회장은 “처음에는 공부 시간 확보를 위해 무리해서 일찍 일어나거나 저녁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을 본적이 있다”며 “그렇게 하면 전체적인 생활리듬이 깨지면서 운동과 학업 전부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 결국 쉽게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보다 조금씩 하더라도 매일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또 남들이 하는 공부 방법을 무리해서 따라하지 말고 자신의 생활리듬과 수준에 맞는 공부 패턴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학생들의 학업병행 의지보다 현행 교육제도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나경우 PGA마스터 프로는 “미국에서는 정규수업 후 엑티비티(과외)가 의무화 돼있다”며 “이 과정을 통해 다양한 운동종목을 접하며 자신의 특기를 살릴 수 있지만, 학업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입학·졸업은 꿈도 꿀 수 없다”고 말했다.

나프로는 또 “공부는 물론 출석을 하지 않아도 학점 취득이 어렵지 않은 국내 교육환경에서는 공부하는 학생이 나올 수 없다”며 “교육제도가 개선되고 학교가 바뀌지 않으면 어떤 학생도 힘들게 학업을 병행하려는 노력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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