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불바다 협박에도 외교안보 콘트롤타워 '실종'

입력 2013-03-0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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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취임 후 11일째… NSC 파행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지 벌써 11일째지만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면서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북한의 정전협정 파기 발언과 유엔의 대북제재 강화로 한반도 위기와 국민 불안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청와대는 지금을 ‘비상시국’이라 판단하고 일일 상황점검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 파행으로 외교안보 리더십은 실종된 상태다. 국가안보실장 후보자는 수석회의조차 참석하지 못하고 있으며 임명장을 못받은 김병관 국방·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공식 보고를 받지 못했다. 국가의 외교 안보를 챙겨야 할 손발이 묶인 박근혜 정부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뚫고 나갈 동력마저 잃은 모습이다.

청와대는 6일 북한이 핵실험에 대한 유엔 대북제재 움직임 등에 반발해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고 워싱턴과 서울을 핵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한 대해 NSC 차원의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정부조직법이 통과 안 돼 국가안보실장이 수석비서관 회의에도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국가안보실은 실질적으로 행정부와 협조체제를 긴밀히 유지하면서 내실있는 상황 점검과 대응을 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도 “김 내정자는 내정자 입장에서 직접적으로 국가안보와 관련한 모든 일을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NSC는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국무총리와 외교·통일·국방 장관 및 국가정보원장 등이 위원, 국가안보실장은 간사 역할을 맡는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다. 그러나 정부조직법이 통과되지 않아 NSC 회의는 정식으로 열리지 못한 채 파행운행 되고 있다. 안보 총사령탑이 돼야 할 국가안보실 역시 법적 권한이 없어 비공식적으로만 업무를 챙길 뿐이었다. 정식으로 임명되지 않은 비서관 후보자가 각 부처 관료들과 업무 협의를 하는 것은 변칙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여기에 외교·국방 장관은 청와대와 야당간 정치적 기싸움에 밀려 임명장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정부조직법 개편안 처리가 지연됨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임명장 수여를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때문에 청와대가 말로만‘국정 공백’을 강조할 뿐 정작 최우선 현안인 장관 임명을 미룸으로써 비상시 위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대외 환경이 녹록치 않음에도 국정 실무를 담당해야 할 관료인 장관 임명을 미루는 것은 다분히 야당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국회청문회를 통과한 장관은 언제든 임명할 수 있다. 청와대 비서관이 각 부처의 현안을 챙기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도 완벽하게 모양새를 갖춰 일괄 임명할 사안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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