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늘었지만 지갑 닫았다…작년 소비성향 역대 최저

입력 2013-02-2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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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2년 가계동향’…월평균 가구소득 407만원

가계의 소득이 늘어도 소비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불황의 그늘이 길어지면서 가계가 지갑 열기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가계의 평균적인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2년 4분기·연간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의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명목 소득은 407만7000원으로 전년보다 6.1% 증가했다. 한 달간 쓸 수 있는 돈을 나타내는 처분가능소득은 331만7000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6.4% 늘었다.

이 같은 증가는 가계소득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7.7% 늘고 사업소득(1.6%)과 이전소득(5.3%)이 각각 증가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취업자가 43만7000명 증가했고 상용근로자 비중이 커지는 등 고용개선이 주 원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연간 가구당 월평균 명목 소비지출은 245만7000원으로 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물가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 상승률은 0.5%에 불과했다. 처분가능소득 가운데 소비지출 비율을 나타낸 평균소비성향은 74.1%를 기록해 2003년 관련 통계가 작성 시작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처럼 소비지출 증가폭이 둔화된 데 대해 통계청 박경애 복지통계과장은 “자산가치가 하락하고 부채부담도 있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며 “보육료·유치원비 지원이나 대학등록금 인하 등 교육정책 효과도 반영됐지만 아무래도 경기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가계소비지출을 항목별로 보면 스마트폰 보급으로 통신(6.6%)의 증가폭이 컸다. 이어 의류·신발(5.9%), 주거·수도·광열(5.5%), 오락·문화(5.2%), 음식·숙박(4.2%), 가정·가사(3.6%), 식료품(2.9%), 교통(2.4%), 보건(1.6%), 주류·담배(1%) 순으로 증가했다. 반면 교육(-2.1%), 기타(-1.4%)는 감소했다.

소비심리는 가구의 소득과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소득이 많은 계층일수록 소비심리의 위축이 덜 나타났다. 소득 분위별 평균소비성향은 소득이 높은 순으로 △5분위 -0.9%포인트 △4분위 -3.3%포인트 △3분위 2.6%포인트 △2분위 -5%포인트 △1분위 6%포인트 등이었다.

지난해 가계동향과 관련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서민가계의 소득여건과 분배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생활물가 안정, 서민 생계비 부담 완화 등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경기회복과 가계의 소비심리 개선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409만3000원으로 2011년 4분기와 비교해 명목상 5.4% 증가했고 실질적으로 3.6% 증가했다. 취업자 수가 전년같은기간보다 34만2000명 늘면서 가계소득 중 비중이 66.4%를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7.3% 증가한 영향이 크다. 4분기 월평균 소비지출은 241만2000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명목상 1.4% 늘고 실질적으로 0.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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