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증시 한달 긴급점검]대선 끝났어도… 사그라들지 않는 정치테마주 불씨

입력 2013-02-0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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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테마주 써니전자 상한가 쇼… 박근혜 인맥주 대유에이텍 등 하락

대선 과정에서 생긴 정치테마주들의 불씨가 아직까지 꺼지지 않고 있다.

정치테마주는 주가상승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은데다 손바뀜도 잦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과 금융당국까지 나서서 정치테마주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별 소용이 없는 상황이다.

◇안철수 테마주 여전히 ‘고공행진’ 중 = 지난 18대 대선에서 중간에 발을 뺀 안철수 전 후보의 테마주는 세명의 유력 대선후보 관련 테마주들 중에서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8대 대선 전 거래일 958원으로 거래를 마쳤던 써니전자는 45일이 흐른 2월1일 현재 5400원까지 오르며 463.67%의 상승률을 기록 하고 있다.

써니전자는 안 전 후보가 지지를 선언했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패배소식에 지난해 12월20일 장중 873원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연출하는 듯 했다.

하지만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에 성공했고 대선 후 첫거래일에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써니전자는 이날을 포함해 8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후로도 상한가 쇼를 펼치면서 1000원 미만이던 주가가 4000원을 넘어섰다.

써니전자의 상승세 앞에 금융당국이 도입한 '단기과열 완화장치'도 별 소용이 없었다. 거래소는 지난 3일 써니전자에 '하루 매매정지 후 3거래일 단일가 매매'를 적용하는 단기과열 완화장치를 발동했다.

써니전자는 단일가 매매 적용 첫날 상한가, 둘째 날 하한가, 셋째 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단기과열 완화장치 발동기간에 12.30% 올랐다. 발동기간에 주가가 20% 이상 오르면 단기과열 종목 지정기간이 연장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단기과열 종목지정은 자동 해제된다. 써니전자는 지난 10일부터 나흘간 또 한번의 상한가 행진을 했다.

거래량도 폭발적이었다. 대선 이후 써니전자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678만여주로 총 발행주식(1946만주)의 3분의 1을 넘었다. 총 주식의 절반 이상인 1000만주 이상 거래된 날도 6거래일이나 됐다.

써니전자가 대선이 끝난 후에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안 전 후보가 여권의 대항마로 떠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다른 안철수 테마주들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오픈베이스는 대선 이후 112.23% 올랐고 미래산업은 82.37% 상승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만한 마땅한 업종이나 테마가 없는 것도 안철수 테마주가 강세를 나타낸 원인으로 지목된다.

과거에는 차기 정권이 새로운 정책을 내놓으면서 관련 테마주가 형성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철통보안'을 내세워 정책 발표시기를 늦췄고 현재는 차기 정권 수혜주로 불릴만한 뚜렷한 업종이나 테마가 없는 상황이다.

◇박근혜 테마주…인맥-정책 주가 ‘희비’ = 박근혜 테마주는 인맥주와 정책주의 표정이 엇갈린다. 박근혜 당선인과 친인척이거나 관계자가 회사와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테마를 형성했던 종목들은 대체로 내림세를 탄 반면 정책 관련주는 상승흐름이다.

박 당선인의 조카사위가 회장으로 있는 대유에이텍은 대선 이후 4.28% 하락했다. 또한 박 당선인의 동생 박지만씨가 운영하는 EG는 선거 이후 내리막을 타는 모습이다. EG는 지난해 12월 초 5만원선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현재는 3만원대 후반까지 내려왔다.

반대로 정책주들은 상승세를 타는 양상이다. 박 당선인의 저출산 정책 수혜주로 꼽히는 보령메디앙스(35.15%)와 아가방컴퍼니(12.94%)는 대선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전 후보 테마주들은 소폭 상승한 상황이다. 대주주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다는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 문 전 후보가 변호사 시절 고객사였다는 바른손은 대선 이후 각각 2~7% 올랐다.

이와 관련, 증시 전문가들은 정책 테마주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품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과거 대선 때 만들어진 4대강 테마나 행정수도 이전 관련 테마주 등도 급등세를 탔었지만 실질적인 수혜가 크지 않았고 현재는 주가도 제자리로 돌아온 상황”이라며 “막연한 기대감으로 형성되는 테마주를 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검은 머리 외국인’의 작전 =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테마주들의 외국인 거래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소위 '검은 머리 외국인'들이 작전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테마주의 경우 보통 개인의 거래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최근 급등한 테마주들은 외국인의 거래비중이 높아 외국인을 가장한 한국인이 시세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도 외국인을 가장한 국내 투기세력의 시세조종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은 특별한 이유 없이 주가가 움직이는 정치테마주의 경우 작전세력의 개입과 주가 폭락 가능성이 짙은 만큼 가능한 투자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끊임없이 조언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가치에 근거하지 않는 테마주의 주가는 관련 테마 소멸과 함께 필연적으로 꺼질 수밖에 없다”며 “투자자들은 근거 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테마주를 투자기회로 오인하지 말고 기업실적이 수반되는 우량주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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