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남쪽으로 튀어’ 몇명이 봐야 벌까?

입력 2013-02-0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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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 제작비만 100억대 ‘베를린’VS 40억 투입한 ‘남쪽으로 튀어’

▲베를린(좌),남쪽으로 튀어(우).

대작을 표방하는 100억대 제작비의 큰 규모의 영화와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를 들인 작은 영화의 관객 동원 부담감은 어떻게 다를까? 일주일 간격을 두고 차례대로 개봉하는 두 영화의 순제작비 기준 손익분기점을 추산해 봤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베를린’은 100억원대 초반의 순제작비를 들인 초대형 액션 프로젝트다. 아직 홍보비 등 제반 비용이 모두 진행되지 않은 탓에 총 제작비 산출은 불가능하다. 이미 산정된 순 제작비 대비 손익분기를 추산할 때 301만명 가량의 관객 동원을 하면 일차적인 손익분기는 넘기는 셈이다. 여기에 통상 영화가 홍보비용으로 사용하는 30억원 가량을 더해 단순 계산할 시 관객 391만명 동원에 성공하면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윤석 주연의 ‘남쪽으로 튀어’는 순제작비 40억원을 들인 작품이다. 제작비가 ‘베를린’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관객 동원 부담감이 적은 것은 당연한 이치다. ‘남쪽으로 튀어’의 순제작비 대비 손익분기점은 120만명 관객 동원일 때 넘을 수 있다. ‘베를린’과 마찬가지로 30억원의 홍보비를 가산해 단순 계산해도 153만명 정도의 관객만 동원해도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그렇다면 ‘베를린’과 ‘남쪽으로 튀어’는 각각 391만명과 153만명 관객 동원에 성공할 만한 작품일까? 먼저 ‘베를린’은 액션 대가 류승완 감독의 야심작으로 한석규 하정우 류승범 전지현 등 티켓파워를 지닌 배우들의 출연이 눈에 띈다. 각각의 배우들의 뚜렷한 색깔을 가진 캐릭터로 빙의돼 화려한 액션신과 더불어 볼거리를 제공, 오랜만에 스크린을 에너지로 가득 채울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완성도 면에서 아쉬운 이야기 구조가 관객들의 입소문 여부의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 시사회 직후 영화 담당 기자들은 “100억원 대작의 낭패”라는 표현을 사용했을 정도로 ‘베를린’의 이야기 구조는 가장 큰 취약점이다.

‘완득이’ ‘도둑들’로 흥행 연타를 기록하며 충무로 최고 몸값 배우로 우뚝 선 김윤석 출연작 ‘남쪽으로 튀어’는 잔잔하면서도 현대인들에게 큰 공감을 주는 작품이다. ‘부러진 화살’과 같이 국민적 공분을 통한 관객 동원력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명절 연휴를 앞두고 개봉하는 만큼 가족 단위 관객들의 호응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분노와 아픔을 대변하는 영화인 만큼, 가슴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 시사회 직후 영화 담당 기자들의 평가가 “극적인 재미는 없지만 꽉찬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던 까닭에 잔잔한 입소문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베를린’과 ‘남쪽으로 튀어’는 관객동원 결과에 따라 지난해 최고 흥행작 ‘도둑들’, 최고 수익률을 낸 ‘부러진 화살’과 비교해 볼 만한 작품이다. 총 제작비 142억원의 ‘도둑들’은 1298만명 관객 동원을 이뤄내며 205억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수익률 면에서는 제작비 17억원을 들여 344만명 관객을 동원한 ‘부러진 화살’ 500%를 넘지 못했다. ‘남쪽으로 튀어’가 제작비 대비 높은 관객 동원으로 올해 최고 수익률 작품이 될지, ‘베를린’이 올해 최고 관객 동원 작품으로 랭크될지는 관객들의 입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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