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29일 만난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당선인 집무실에서 수치 여사와 만남을 갖고 양국의 협력 증진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이번 만남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두 여성 지도자가 만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박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세계적인 여성 지도자로서의 역할에 대해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또 한-미얀마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박 당선인은 특히 수치 여사에게 한국의 산업화 경험을 들려주며 조언을 해줄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는 최근 값싼 노동력과 풍부한 자원 등 높은 성장가능성을 바탕으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며 우리나라와도 활발한 협력을 전개하고 있다. 이날 한-미얀마 투자보장협정 체결, 미얀마 원조 확대, 기업 인프라 건설 사업 참여 지원, 미얀마 민주화 지원 사업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수치 여사는 이날 오전 청와대를 찾아 이명박 대통령과도 접견했다. 이로써 수치 여사는 이날 하루 동안 한국의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을 모두 만나게 됐다.
이 대통령은 수치 여사가 오랜 가택연금을 포함한 정치적 탄압에도 민주화와 인권신장에 이바지하는 등 미얀마 변화를 촉발한 데 대한 공로를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또 미얀마가 오랜 고립에서 벗어나 개혁·개방 정책 노선을 채택하고 국제사회와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평가했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의 진출을 비롯한 한-미얀마 경제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13 평창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개막식에 초청돼 28일 닷새 일정으로 방한한 수치 여사는 이후 서울대에서 교육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을 예정이다. 또 광주를 방문해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이희호 여사도 예방할 예정이다.
수치 여사는 지난 1988년 미얀마 민족민주동맹(NLD)을 조직하고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으며, 군부독재 체제 아래에서 석방과 재구금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비폭력 평화투쟁 노선을 고수했다. 1991년에는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지난 2010년 말에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