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이황 17대 종손, 퇴계철학에 빠지다

입력 2013-01-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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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이치억씨, 퇴계철학 연구로 박사학위

퇴계 이황의 17대 종손이 퇴계의 철학을 연구해 화제다.

주인공은 이치억(37)씨. 이씨는 오는 2월 25일 성균관대에서 ‘퇴계철학의 주리적 특성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는다.

그는 “퇴계 선조께서 좋은 학문을 남겨주시고 그 길로 이끌어 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한다”며 “그리고 제가 그 공부를 한 장소가 바로 그분의 숨결이 느껴지는 이곳(성균관대)인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경북 안동군 도산면 토계리 680 도산서원에 인근한 종택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시와 소설에 관심을 뒀다. 집안에 대대로 젖어 있는 가풍과 유교문화 분위기를 벗어나고자 해외 유학을 선택하기도 했다. 아시아 지역문화를 전공하며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게 이씨의 꿈이었다.

이씨는 대학 졸업 때까지도 유학(儒學)에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진로를 고민하면서 유학 공부에 빠져들게 됐다. 조선 성리학의 기초를 다지고 ‘경(敬)의 사상’을 완성한 퇴계 할아버지의 뒤를 이을 수 있어 집안에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결국 그는 지난 2002년 성균관대 일반대학원 유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유학을 공부하면 할수록 ‘유학이야말로 합리적인 본질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그는 “대학자인 퇴계 선생께서 40여년을 공부하시고 50세를 넘어서야 '이제 어렴풋이 알 것 같다'고 했던 철학을 겨우 10년 남짓 공부한, 턱없이 부족한 후손이 박사논문으로 쓴다는 것에 솔직히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이 앞섰다”고 말했다.

퇴계 이황은 1528년 성균관(1398년에 세운 조선조 유일한 국립대)에 학생으로 입학해 1552년 대사성(정3품·현 총장)에 임명된 후 두 번 더 역임했다. 성균관대는 1946년 조선 성균관의 정통성을 이어받아 올해로 건학 615년이 된다.

이씨는 2005년부터 박사 과정에 들어갔다. 퇴계 선생의 주리 철학을 박사학위 논문 주제로 결정한 것은 2009년이었다. 논문은 주리철학이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설명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퇴계 선생의 주리철학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타고나기를 좋은 사람으로 태어났고, 따라서 누구나 동등한 가치를 지니는 성인이다. 이씨는 “유학은 평생 공부해도 끝이 나지 않는 공부”라며 “평생 할 일을 남겨주신 선조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씨는 "선조인 퇴계의 학덕과 인품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해 유학의 대중화와 관련해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의미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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