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키진 않지만, 전경련 회장 한번 더?… 허창수 회장 연임여부 촉각

입력 2013-01-11 13:25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내달 임기만료, 경제민주화 부담감에 선뜻 나서는 총수 없어

"(회장 연임 여부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고민에 빠졌다. 회장 임기는 끝나가는 데 자리를 이어 받겠다고 선뜻 나서는 기업 총수가 없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2010년 7월 조석래 전 회장이 건강 상의 문제로 돌연 사임한 후 7개월간 공석이었던 전경련의 33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당시 현대차, SK, LG 등 주요 기업 총수들 모두가 차기 회장직을 거절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허 회장의 수락은 화제가 됐다.

허 회장은 이후 2년 동안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장으로서 바쁘게 움직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경련이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눈치를 보는 신세가 되자 모든 화살이 허 회장에게 돌아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기업과 거리를 두겠다는 탓에 더욱 수세에 몰리자 이제는 회원사(재계)에서조차 “변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이는 허 회장이 연임을 선택할 경우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큰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는 뜻과도 같다. 지난 4일 대한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허 회장은 전경련의 올해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이제 끝났는데…”라며 연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일주일 뒤인 10일 새해 첫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만난 그는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며 연임을 염두에 둔 듯한 한 마디를 남겼다. 이는 계속해서 후임 총수가 안 나올 경우 다시 한번 맡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허 회장의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 회장이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부정하지도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의를 표명하지 않는 등 연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허 회장이 명확하게 사임 의사를 밝히지 않는 것은 그만큼 신중히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겠느냐”면서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서 허 회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또 다른 이유는 역대 전경련 회장들이 관례적으로 연임을 했다는 점이다. 이병철 초대회장, 구자경·손길승 회장 등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연임한 전례가 있다.

한편 전경련은 다음달 21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추대하게 된다. 이승철 전무는 “내달 21일 열리는 정기총회 최소 1주일 전에는 (회장단이) 정해지기 때문에 그때까지 차기 회장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며 허 회장의 연임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