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선출 놓고… ‘경선이냐 추대냐’ 갈팡질팡

입력 2012-12-2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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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대선 패배 평가를 신임 원내대표(비대위원장 겸임)가 맡기로 한 가운데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전병헌·신계륜 의원 등이 경선에 나섰지만, 거물급 인사들이 없어 싱거워졌다는 평가다.

표면적으로는 주류인 친노(친노무현)계와 비주류인 비노(비노무현)계 양 진영 모두 계파 갈등을 의식해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속내는 양 측의 주도권 싸움 탓에 ‘후보 기근’이 심화된 데다 현 시점에 지도부를 맡으면 차기 전당대회 출마가 차단돼 당권을 쥐는 데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셈법이 깔려있다는 지적이다.

위기를 극복할 마땅한 ‘구원투수’가 없다보니 원내대표 선출을 둘러싸고 ‘경선’이냐 ‘추대’냐로 오락가락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출마 의사를 피력한 의원들은 중량감 있는 인사가 추대될 경우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박 수석부대표는 27일 라디오방송에서 “합종연횡에 따른 정치적 추대가 아닌 모든 의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 추대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출마해서 원내대표 역할만 하고 싶다”고 했다.

강기정 전 최고위원은 ‘선뜻 출마하겠다는 분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에 “상당수 의원들이 합의 추대 방식을 원하는 것 같은데 그래서는 안 된다”며 “당을 구하겠다. 국민에게 희망을 보이겠다는 (의지로) 책임 있게 나서서 당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비대위원장을 맡는 분은 다음 번 당 대표나 최고위원에 출마를 안 하는 쪽으로 가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주저하고 있다”면서 “추대하자는 쪽도 있고 경선하자는 쪽도 있는데 다 일리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대선 패배 후 쇄신 없이 진정성이 결여된 반성만 이어지다보니 임시 사령탑을 세우더라도 내홍이 조기에 종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친노를 중심으로 한 주류세력이 2선 후퇴가 아니라 기득권을 내려야 한다”면서 “세력싸움으로 격화되면 분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현재 최악의 상황에 봉착해 있다”고 진단했다.

당 관계자는 “(대선 패배 후)민주당에 대한 인터넷 댓글이 안 좋더라. 살갗이 썩을 대로 썩어야 새살이 돋듯 바닥까지 가봐야 정신을 차릴 것 같다”고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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