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우려와 글로벌 경기 둔화 조짐이 완화되면서 미국 재정절벽 이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 증시가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이유도 재정절벽 우려가 첫 손에 꼽힌다. 올해 부각된 악재 중 거의 마지막으로 남은 불확실성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재정절벽 이슈…낙관적 전망이 대세=전문가들은 미국 재정절벽 관련 합의는 순전히 정치적인 이벤트인 까닭에 그 결과를 예상하기가 힘들다면서도 대체로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이런 정치적인 이벤트가 글로벌 경제를 파국으로 몰아간 적은 거의 없었다”며 “미국 재정절벽 이슈는 민주-공화 양당간의 기싸움 정도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초 지난 주 초까지 합의가 끝나야 한다던 감세안 연장 합의 시한은 새해 1월3일까지로 연장됐다”며 “크리스마스 때까지 합의가 안 나오더라고 기술적으로 볼 때 2013년 1월3일 오전까지만 합의가 되면 재정절벽을 피할 수 있다는 게 주요 외신의 보도 내용으로, 이 과정에서 단기 충격은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문제가 증시의 추세를 꺾을만한 이벤트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 역시 “재정절벽의 협상을 낙관한다”며 “재정절벽은 타협하는 것 이외에는 현실적 대안이 없고, 재정절벽 합의 실패시 공화당이 독박을 쓸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과 최근 미국내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여론과 프랑스 등 전세계의 증세 움직임을 고려해 보면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재정절벽에 대해서는 ‘가부의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시간의 문제’라는 시각을 유지해도 무방하다”며 “지금 당장이야 노이즈로 시장이 주춤하고 있지만 재정절벽 협상이 타결될 경우 시장은 상당히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말 증시 전략은=뉴욕증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일찍 문을 닫고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휴장한다. 오는 26일부터 정상적인 거래가 다시 시작되지만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이미 연말 휴가로 자리를 비운 상태여서 올해 남은 기간 거래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시는 투자심리 완화를 기대한 접근이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임수균 연구원은 “생각보다 뜨거운 연말 증시 분위기는 투자심리와 펀더멘탈 측면의 호재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물”이라며 “일단 투자심리 측면에서는 2012년 연간으로 증시를 괴롭혔던 여러 불확실성 요인들이 일제히 완화된 영향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섹터별 순환매를 염두에 둬야 할 시점”이라며 “ 최근 강한 반등세를 보인 소재·산업재 섹터의 흐름은 향후 전망에 있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조언했다. 특히 임 연구원은 소외받던 낙폭 과대주의 강한 반등은 사실 안도 랠리 초기 국면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낙폭 과대주들 중에도 가격 매력도가 높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선별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배당에 주목했다. 그는 “지난 주말 재정절벽 노이즈에도 외국인은 4000억원에 가까운 순매수를 기록했다”며 “아시아 통화에 대한 선호도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데다 단기적으로는 배당을 노린 막바지 매수세가 더해진 탓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1.28%로, 자산간 상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배당을 노린 막바지 매수세와 아시아 통화에 대한 여전한 선호도는 재정절벽 이슈에도 불구하고 연말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들 것”이라며 “국채수익률과 배당간의 스프레드가 현 수준으로 하락했을 때 강세장이 왔다는 사실은 덤이자 더욱 중요한 시사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