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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 은행들의 자산은 약 2000조원이고 자기자본은 160조원 정도이다. 따라서 ROA 1% 기준을 적용하면 은행순익은 약 20조원 정도가 되어야 하고 ROE 10% 기준을 적용하면 순익은 약 16조원 정도가 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16조원에서 20조원 정도의 이익이 통상적으로 볼때 정상적인 수준이다. 실제로 국내은행의 ROA는 2005~2007년 중에 1%를 웃돌았고 ROE의 경우 2005~2007년 중에 14~18%대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2008년부터 상황은 변해버렸다. ROA 평균은 0.5% 수준으로, ROE는 평균 7%대로 크게 하락했다. 2011년에만 순익이 11조8000억원으로서 ROA가 잠깐 0.7% 수준까지 회복하는 듯 했지만 결국 2012년 순익은 8조5000억원 정도로서 ROA는 0.4%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 수준을 가지고는 은행들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힘들다. 더구나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13년도는 저성장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면서 은행순익은 5조8000억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상황에서 얼마 전 금융감독원은 충격적인 시나리오 분석(스트레스 테스트)을 제시하였다. 금감원은 5년 후와 10년 후에 대한 두 가지 시나리오(시나리오 A와 B)를 제시하였다. 시나리오A는 경제성장률이 5년간 연 1%에 머물고, 현재 2.75%인 금리가 지금보다 1%포인트 떨어진 1.75% 수준으로 5년간 지속되고, 부동산 가격이 매년 1%씩 5년간 감소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5년후 은행 순익은 1조4000억원이 되는데 이는 올해 이익 8조5000억원 대비 85% 하락한 수준이고 ROA가 0.1%인 충격적 수준이다. 시나리오 B는 더욱 비관적이다. 경제성장률 1%, 금리 1.75%가 10년간 지속되고 부동산 가격은 매년 1%씩 10년간 감소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10년후 은행들의 순익은 마이너스 5조2000억원으로서 ROA는 -0.2% 수준이 되면서 은행산업은 거의 무너지게 된다. 물론 이러한 시나리오는 매우 부정적이지만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그리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실제 올해 들어 10개월간 수도권의 부동산가격이 3% 넘게 하락한 것을 보면 1%씩 5~10년 하락의 시나리오가 그리 무리한 시나리오가 아닐 수도 있다.
향후 은행들이 수행해야 할 과제는 실로 막중하다. 물론 수많은 비판의 대상이 되고는 있다. 하지만 결국 엄청나게 증가한 가계부채의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할 기관도 은행이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면서 약자를 지원해야 할 역할도 은행에게 부여되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은행의 적절한 수익성과 건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은행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경청해야겠지만 이러한 비판도 제대로 기능을 할 때에나 수용이 가능한 것이다. 생존자체가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면 이를 탈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도 필요하다. 일본은 부동산버블이 꺼지면서 은행들의 건전성이 훼손되기 시작했다. 은행들이 무차별적 대출회수에 들어가면서 잃어버린 20년의 단초가 된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저금리 저성장 추세와 함께 은행에 시련의 계절이 오고 있다. 금융정책의 추진과정에서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의 확보방안에 대한 논의가 매우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