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점 17년만에 철수…대형할인점 성장성 한계 왔나?
이마트에서 첫 폐점 점포가 나왔다.
18일 이마트는 지난 16일을 끝으로 안산점 점포를 철수하게 됐다며 고잔점에서 고객 서비스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안산점은 이마트가 1993년 11월 창동점을 오픈해 한국형 할인점 사업을 시작한지 19년 만에 첫 폐점 점포로 기록됐다.
이마트측은 안산점의 철수 이유로 해당 점포의 하드웨어적인 부분이 다른 점포 대비 부족하다는 점을 들었다. 1995년 오픈해 국내 3호점인 안산점은 점포 공간이 1100평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건물 임대 계약을 연장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마트측의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의 서비스 퀄리티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안산점은 초기 마트 모델로 하드웨어가 너무 약한 부분이 있어 점포 철수를 결정하게 됐다”며 “매출은 꾸준했지만 고객 편의시설을 구축하고 상품을 다양하게 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폐점에 대해 이마트의 성장성이 한계에 부딛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전국 147개에 이르는 점포 포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창고형 할인점에 진출하면서 기존 점포가 위축됐다는 의견이다. 안산점도 트레이더스 안산점과 거리가 2.05Km, 고잔점과는 1.73Km에 불과할 정도로 반경 4Km 근방에 이마트가 3개나 있다.
실제로 지난달 이마트 총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0.5%, 16% 줄어든 9910억원, 546억원을 기록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특히 기존점의 성장률은 한달 만에 -5.8%로 밀려났다. 이 때문에 포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수도권 등에서는 이마트측이 앞으로 임대 점포의 재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세계유통산업연구소는 내년 유통업 경기 전망을 제로 수준 성장으로 분석해 내년 이마트의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특히 보고서의 대형마트의 내년 매출 성장율은 2.7% 증가 전망으로 전체 유통업계 3.4% 증가 전망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지난 10월 백화점의 카드 승인액이 1조33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5% 감소했고, 대형할인점 역시 2조510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4.1% 감소했다며 경기 침체에 의한 소비 위축과 영업 규제 강화로 인한 경영난 현상을 경고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보고서에서 “강제휴무가 월 3회로 늘고 밤 10시에 폐점하는 유통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