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생산 18억t으로 주문량 웃돌 전망
올해 전 세계 철강 생산 규모가 18억t에 이르는데 반해 주문량은 15억t에 머물 것이라고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철강업체들이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생산을 늘리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2016년까지 전 세계에서 100여 개의 철강공장이 새로 지어질 예정이다. 이들의 생산 규모는 총 3억5000만t에 이를 전망이다.
베트남·아르헨티나·에콰도르·볼리비아 등에서 현재 정부의 지원으로 철강공장을 짓고 있거나 세울 계획이다.
이는 세계 각국 정부가 철강 자급자족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흐름이 글로벌 철강업계에 심각한 공급과잉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올 들어 철강 가격이 급락한 것도 공급과잉에서 비롯됐다.
미국에서 열연코일의 t당 가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35% 하락한 636달러(약 7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철강 가격 하락으로 미국 4위 철강업체인 RG스틸이 지난 5월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RG스틸은 지난해 미국 전체 생산의 9%에 해당하는 750만t의 철강을 생산했다.
전세계적으로 소규모 철강업체가 난립해 있는 것도 문제다.
글로벌 철강 생산의 46%를 차지하는 중국에는 600~800여개의 중소철강업체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철강산업의 상위 5개 기업이 전 세계 철강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2%에 불과하다고 WSJ는 전했다.
철강의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산업은 상위 5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0.6%, 철강의 원료가 되는 철광석업계에서는 상위 5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66.1%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의 시장 점유율도 6%에 불과하다. 회사는 철강 가격 하락 여파로 지난 3분기 7억9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락시미 미탈 아르셀로미탈 최고경영자(CEO)는 “수많은 기업이 난립해 있다”면서 “통폐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각국 정부가 철강 자급자족을 추진하면서 통폐합을 반대하고 있어 이 역시 쉽지 않다고 WSJ는 지적했다.
데이비드 하운셀 카네기멜론대 산업사학 교수는 “철강산업의 발전 없이 산업화에 성공한 국가는 없었다”면서 “철강공장이 세워지면 그 지역에 일자리가 창출되기 때문에 정부는 보조금으로 철강공장을 보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철강산업은 언제나 공급과잉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