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무버]“급성장 비결은 장기 투자철학 중시”

입력 2012-11-2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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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

▲KB자산운용 조재만 대표가 장기투자 수익률을 강화해 고객 신회 구축에 구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양지웅 기자)
“음식점은 음식이 맛 있어야 성공합니다. 운용사 역시 대표 펀드의 성과와 투자 철학이 확고해야 장수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핵심 역량을 강화해 장기 수익률을 높일 생각입니다.”

KB자산운용 조재민 대표가 밝힌 급성장 비결이다. 펀드시장이 보릿고개를 겪는 가운데 KB자산운용은 위기를 기회로 삼은 대표적인 운용사로 꼽힌다. 실제 조 대표가 취임한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KB자산운용의 총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2조1840억원에서 6조1560억원으로 세 배 넘게 성장했다.

KB자산운용은 글로벌 기준에 맞게 펀드 라인업을 정비하고 운용수익률 제고를 통해 업계 대표 운용사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9년 이후 운용업계는 국내 주식형 펀드 수탁고가 두자릿수 넘는 감소를 기록했지만 KB자산운용은 두 배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이같은 급성장의 비결은 조 대표가 평상시 늘 강조하는 장기수익률과 핵심 역량 강조가 근간이 됐다.

◇ 성장형, 가치형 대표 펀드 장기 성과 올인“고객신뢰 구축”

“운용사의 대표 축은 주식형 펀드입니다. 현재 KB자산운용의 대표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치형인‘KB밸류포커스’와 성장형인‘KB그로스포커스’를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큰 과제였는데, 3년 이상 기준 성과와 수탁고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 뿌듯합니다.”

취임 후 대표적인 성과를 묻자 조 대표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성장형과 가치형, 두 가지 대표 펀드의 중장기 성과가 기대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조 대표 취임 이후 출시한‘KB밸류포커스펀드’의 펀드 수탁고는 현재 1조5000억원에 이르고 3년 누적 성과도 93%에 이른다. 기존 주식형 펀드를 리모델링한 ‘KB그로스포커스 역시 2002년 설정 이후 300%가 넘는 누적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펀드 성과뿐 아니라 1인당 생산성과 영업이익도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또 올 상반기(4~9월) 기준 운용사 영업이익 가운데 미래에셋 다음으로 2위(278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이처럼 뛰어난 성과 비결과 관련, 조 대표는 “결국 장기 투자를 기본으로 한 흔들림 없는 대표 펀드의 육성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펀드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펀드를 유행 따라 출시해 사후 관리 개념 없이 고객 돈을 끌어들이기에만 급급했던 것”이라면서 “KB자산운용은 이런 업계의 관행을 지양하고 앞서 제시한 두 가지 대표 펀드를 주축으로 5년, 10년 장기수익률을 관리해 고객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 핵심 역량 강화 ‘부실채권, 인프라’등 대안 투자도 병행

그렇다면 주식형 대표 펀드의 안착과 함께 조 대표가 향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사업 분야는 무엇일까. 그는 “박스권 장세 기간이 길어질 수 있어 자산배분 전략으로 수익을 내는 펀드를 육성시키려고 한다”며 “이의 일환으로 지난 8월 출시한 ‘KB레인지포커스펀드’를 박스권 대안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스권 대안 자산배분형 펀드와 더불어 대안투자(AI) 분야도 새로운 먹거리로 유망하다고 봤다. 현재 KB자산운용의 대안투자 부문은 인프라, 부동산, 부실채권(NPL), 사모펀드(PEF) 등 총 네 가지 분야로 나뉜다. 이중 부실채권(NPL) 운용 부문 강화를 위해 올 초 외부 전문가 4명을 새로 영입했다.

조 대표는 “대안투자 운용 부문 가운데서도 인프라 운용 규모는 도로, 철도, 항만, 태양광에 투자하는 BTO(민간이 시설을 건설하고 일정 기간 직접 시설을 운영해 민간사업자가 사업에서 수익을 거두는 방식) 방식과, 학교, 병원, 상하수도, 군대시설 등 정부가 보조지원금을 지원하는 BTL(여유자금이 많은 민간 투자자가 공공시설 등을 지어 정부에 빌려준 뒤 임대료를 받는 건설사업 방식) 등을 포함해 총 4조원 규모에 이른다”며 “앞으로도 계속 인프라를 비롯한 대안투자 부문은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골드만삭스운용의 한국법인 철수 등 펀드시장 업황 불안에 대해 조 대표는 “원론적이지만 내년 펀드 시장의 화두는 한해 시장을 예측하는 경영이 아닌 회사가 잘하는 핵심 역량을 키워 나가는 것”이라면서 “음식점도 냉면이든 설렁탕이든 한 가지 잘하는 음식만 맛 있으면 안 망하듯, 운용사들도 잘하는 핵심 역량 펀드 한두 가지만 제대로 구축되면 업황이 어려워도 승산은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운용사들의 경우 주식, 해외, 채권, 대안투자 등 좋은 역량을 잘 닦는 것이 중요하고 중소형사들은 잘하는 운용 분야로 특화해서 전략을 짜야 한다는 당부다.

펀드 투자 전략과 관련, 조 대표는“근본적으로 펀드는 장기투자를 우선시 하고, 희망이 없다고 느껴지더라도 100% 환매보다는 일정 부분 환매를 통한 재조정 전략이 바람직하다”며 “주식 부침에 따라 상승할 때는 비중을 낮추고, 하락할 때는 저평가 매수 전략을 통한 펀드 투자가 가장 정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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