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생산제외·희망퇴직 놓고 노사 충돌조짐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동조합은 지난 26일부터 정기 대의원 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대회의 공식 일정은 29일까지이나 현안이 많아 30일까지 진행될 수 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크루즈 생산계획 취소나 희망퇴직 등을 중요 사안으로 다룬다”며 “대의원 대회 이후 대응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지엠 노조가 파업 등 강수를 둘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크루즈 생산지 탈락과 관련해 지역 협력업체와의 연대도 추진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와 지역 사회의 파동은 군산시에까지 미쳤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최근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을 만난 뒤 “크루즈 생산에서 군산공장을 제외한 것은 지역 사회 현안이니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자”고 노조 측에 밝혔다.
파장이 커지는 것은 크루즈가 갖는 위치 때문이다. 크루즈는 GM의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의 간판 준중형차다. 또 연간 26만대를 생산하는 군산공장에서 크루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웃돈다. 노조는 크루즈를 시발로 생산물량 이전이 다른 차종까지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역 사회의 충격도 크다. 군산공장은 군산시 전체 수출금액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군산공장의 생산량이 줄면 지역의 일자리와 세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시장과 지역 상공회의소 등이 이번 사안에 적극 나서는 이유다.
한국지엠은 현 크루즈 모델 생산을 지속하고 다른 차종의 생산주기 연장을 통해 군산공장 생산물량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노조는 이 같은 대책이 “신형 모델을 생산하지 않는 공백을 메꿀 수는 없다”며 미덥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군산공장 협력업체 관계자는 “한국지엠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지역 경제도 좋아지는데 갈등이 커지면서 생산차질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내년 1분기 국내에 출시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트랙스를 두고도 노사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지엠은 국내에는 1.4 가솔린 터보 모델을 우선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디젤 모델이 대부분이 국내 SUV 시장에 가솔린만 출시하는 것은 시장 상황과 맞지 않다는 견해다. 큰 그림으로는 GM의 일련의 결정이 한국 시장에서 힘을 빼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포하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디젤 모델 출시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