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체제, 3대 시나리오

코트라 중국사업단은 11일(현지시간)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시진핑 시대의 개막과 중국경제 예측’이란 보고서에서 시진핑 시대 권력 판세에 관한 3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첫 번째 시나리오로 ‘약한 리더십과 강한 계파’ 가능성을 제시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20년간 마오쩌둥, 덩샤오핑 같은 절대 권력자가 부재했다.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다수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선임자로서의 모습 정도였다.

실제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정도로 지도부의 권위는 과거에 비해 크게 손상됐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체제의 경우 우군의 협력 기반이 공고해질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므로 각 계파와 협력하는 집단지도체제가 이전보다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중국에는 공산당의 큰 틀 속에 정책 성향이 다른 2개의 계파 연합이 존재한다.

후진타오를 필두로 한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포퓰리스트 연합과 태자당과 상하이방의 연합체인 엘리트 연합이다.

공청단은 사회 정의와 사회 통합을 강조하며 연해(해안 주변)지역보다 내륙지역에 관심이 크다.

반면 태자당은 경제 효율성과 경제 성장을 우선하며 연해지역에 관심이 많다.

태자당과 상하이방 연합으로 분류되는 시진핑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까지 앞으로 공청단 계열과의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권력 승계의 구조적인 문제와 원로들의 눈치 등을 봐야하기 때문에 새 지도부가 자기 목소리를 내기까지 약 2년 정도의 탐색기를 거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두 번째 시나리오로 개혁개방의 부작용 심화에 따라 중앙 정부의 통치력이 약화되는 ‘약한 정부와 강한 이익집단’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에서는 경제 불균형·물가불안·지방정부 채무·부정부패·환경 오염·자원 부족·공공보건 취약·민족문제 등 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

반면 각종 이익집단의 세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커져 있다.

실제로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버블을 부추겼다.

보고서는 “적어도 시진핑 시대 초기에는 이익집단 세력의 약화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세번째 시나리오로 ‘약한 공산당과 강한 국가’를 꼽았다.

중국 안팎에서는 당의 무능함을 질타하는 목소리와 함께 국가의 주요 업무를 당이 아닌 정부 행정조직이 담당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권력의 핵심인 공산당이 권력을 놓지는 않겠지만 주요 업무를 정부가 끌고나가게 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여갈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3가지 시나리오는 앞으로 개별적으로 올 수도, 복합적으로 현실화될 수도 있겠지만 약해진 리더십이 국가적 위기상황으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향후 중국의 권력판세 관찰은 제한된 범위나마 자유선거를 포함한 정치 민주화가 얼마나 착실하고 안정적으로 진행되느냐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