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자사고 교사 명예퇴직 수당 지원나선다

입력 2012-11-0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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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교육과학기술부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교사 명예퇴직 수당을 지원키로 했다.

자사고에는 원칙적으로 교직원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지만 교사 명예퇴직 수당만은 예외로 인정하는 조치다.

교과부는 자사고가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지원하기 위해 이런 내용의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최근 입법 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개정안은 자사고가 교직원 인건비를 받을 수 없다는 기존 규정에 '단 교직원인건비 중 교원의 명예퇴직 수당은 제외한다'는 예외 조항을 신설했다.

교과부는 학교들이 자사고 지정 이후 교육과정을 바꾸면서 필요가 없는 교과가 생겨 교사 명예퇴직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시ㆍ도 교육청이 명예퇴직 수당을 인건비로 간주해 자사고에 지급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학교재단이 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자체적으로 수당을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원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는 사립 외국어고와 국제고에도 명예퇴직 수당은 지원하고 있다"며 "자사고만 제외하는 것은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명예퇴직 수당은 경력 20년 이상의 교원이 받을 수 있고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최대 45개월치(3년9개월)의 월급을 받는다.

그러나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 조치가 '정부 재정지원을 하지 않는 대신 학교 운영에 자율권을 주겠다'던 자사고 설립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사고에 주지 않는 예산을 일반고 여건을 개선하는데 쓰겠다는 정부의 애초 계획을 볼 때도 교과부가 자사고 재단이 자체적으로 수당을 마련하도록 지도하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특히 고교다양화 정책의 핵심인 자사고에서 최근 들어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미달 사태가 발생하는 등 정책 실패 논란까지 일자 정부가 '자사고 살리기'를 위한 고육지책을 택했다는 시각도 있다.

2010년 3월 처음으로 25개 사립고가 자율고로 전환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전국 51개교가 자사고로 지정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과 올해 초까지 시행된 2012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는 추가모집까지 하고도 서울지역 8개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 중 서울 동양고가 처음으로 자율고 지정이 취소돼 올해부터 일반고로 전환했고, 정원의 30% 밖에 채우지 못한 용문고는 내년에 일반고로 바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손충모 대변인은 "많은 자사고가 입시 위주 교육과정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데 교원 구조조정까지 국가가 지원할 이유가 없다. 이는 사립재단에 대한 특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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