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과 현대건설 등 4대강 사업을 주도했던 일부 건설사들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압박에 거세지고 있다.
검찰은 4대강 사업 등 특정 사업이나 대상이 목표가 아닌 리베이트 등 기업 비리 척결차원의 수사라고 밝히고 있지만 압박을 가하고 있는 시기가 대선 시기와 맞물린 정권말이라는 점에서 정치적인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구지검 특수부는 지난 30일 검사와 수사관 20여명을 보내 서울 광화문에 있는 대우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대우건설 재무팀과 토목본부, 하도급업체 관련 부서에서 각종 회계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께 대우건설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 7월 전·현직 임원 4명을 구속기소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인 바 있다.
업계 1위인 현대건설에도 검찰의 칼끝이 향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25일 4대강 사업과 관련해 비자금 조성 의혹 등 현대건설 전·현직 경영진 고발사건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검찰이 파헤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정치적이라는 점과 이번 수사 대상에 오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현 정권과 직·간접적인 연결이 돼 있다는 점에서 정권말 ‘보여주기식’ 수사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일종의‘면피성’ 수사 일수 있다는 의미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수사의지가 있기 보다 비자금 의혹이 나오니 일단 수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검찰이 손 놓고 있지 않는다는 명분도 쌓을 수 있고, 혹시 모를 차후 수사에 대비해 자료를 미리 확보해 두는 차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전방위 압박에 4대강 사업에 뛰어들었던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좌불안석’이다. 자신들에게도 압수수색 등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황이 좋지 않은데 4대강 비자금 수사가 엎친데 덮친격이 되지 않을 지 걱정”이라며 “어차리 할 수사라면 서둘러 종결지어야 해외 수주 등 영업에 지장을 덜 받게 된다”고 말했다.
압수수색 당사자인 대우건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에 기여했다는 점 보다는 오히려 비자금이나 담합의혹에 휘말려 피해봤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검찰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면서도 “4대강 사업은 이익을 냈다기보다 건설사들끼리 손실을 나눠 가졌다고 봐야 옳다. 연말 수주 시즌에 이런 일이 닥쳐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