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사태로 자동차시장 붕괴 우려 확산…피아트, 수출시장에 주력하면서 위기 타개 모색
유럽에 ‘카마겟돈(Carmageddon)’의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마겟돈은 자동차를 뜻하는 ‘카(car)’와 세계 종말을 나타내는 ‘아마겟돈(armageddon)’을 합친 말로 유럽 재정위기와 함께 자동차시장이 붕괴하는 사태를 일컫는다.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는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유럽 공장을 폐쇄하기 보다는 해외 시장으로 수출에 주력한다는 대대적인 전략 수정 계획을 밝혔다.
이는 수출 주력으로 ‘카마겟돈’ 사태에서 살아남고 2016년까지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고 FT는 전했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의 수요 감소에 대응해 제품 라인을 변경할 것”이라면서 “유럽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15%를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아트는 이날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해 9억5100억 유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9억1000만 유로를 웃도는 것이나 유럽에서 발생한 손실이 7억 유로에 달해 올해 매출과 순익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마르치오네 CEO는 “피아트는 1~2개의 공장을 폐쇄하는 전통적인 방법을 택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유럽 남부 지역의 소형차 판매 의존도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유럽 시장을 공략하지 않겠다”면서 “피아트는 유럽의 카마겟돈 영향에 타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마르치오네는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와 손실이 큰 소형차 부문을 ‘양극시장(bi-polar market)’이라면서 고급 브랜드 알파로메오와 마세라티, 크라이슬러의 지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시장의 자동차 판매는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7년 이후 40% 감소했다.
피아트의 유럽 공장 가동률은 45%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피아트의 전략 수정은 미국의 자동차 수요 증가를 반영한 것으로 경쟁업체들이 유럽 내 생산을 줄이는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