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주택가격 20% 하락해도 은행권 손실감내 가능”
주택가격이 평균보다 20% 하락하면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가구수가 최대 14만7000가구까지 증가하고 금융권 손실규모는 16조6000억원까지 확대된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하지만 은행시스템이 손실 규모를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평가다.
30일 금융위원회는 금융연구원과 예금보험공사에서 ‘가계부채 미시구조 분석과 해법’에 대한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금융연구원이 내놓은 ‘가계부채 위험 평가 스트레스테스트’에서 지난해 3월 기준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이 경상소득의 60%를 초과하는 ‘잠재적 위험 가구’는 약 56만9000가구로 조사됐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금융대출 규모는 149조5000억원이다.
부동산 평가액과 금융자산 규모 등을 따져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가구를 추산하면 가구수는 최대 10만1000가구, 금융대출은 최대 47조50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금융연구원은 손실 전체를 은행권이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최대 1.4%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쳐 은행권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올해 3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3.9%로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주택가격과 가계소득이 동시에 20% 떨어진다 해도 은행의 BIS비율은 최대 1.6%포인트 하락하는데 머물러 이 역시도 은행 시스템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금융연구원은 자기자본대비 과도한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제2금융권 금융회사의 경우 부도위험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신용(또는 가계대출) 위험도 증가도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리상승에 따른 실제 충격은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실제로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총부채상환비율(DSR) 고위험가구 수의 증가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금융연구원은 “하지만 가계신용(또는 가계대출) 규모가 계속 증가한다는 점과 금리상승 이전에 기존의 대출상환 리스크가 이미 존재한다는 점은 잠재적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