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 밑으로 하락하며 13개월만에 1000원대에 진입해 국내 수출업체가 긴장하고 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전 거래일보다 5.40원 내린 1098.20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100원선이 붕괴한 것은 지난해 9월9일 1077.30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전일보다 0.20원 떨어진 1103.40원에 출발해 하락폭을 키우며 11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유로존의 10월 복합구매관리자지수(PMI)가 40개월내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 시장 전망과 전월을 밑돌아 여전히 위축국면에 머무르며 경기 우려가 재차 두드러졌다. 하지만 그리스의 재정긴축 시한 연장에 대부분 합의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제한했다.
전일 김중수 한은 총재는 원화가 싱가포르나 대만 등과 비교할 때 절상폭의 큰 차이가 없으며 개입할 입장은 아니라고 언급하며 외환시장 개입경계 완화에 일조했다.
결정적으로 수출업체 네고물량의 유입은 하략 압력을 가했다.
환율은 월말을 맞은 수출 업체 네고 물량(달러 매도)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매도 물량이 몰리며 장 마감을 앞둔 오후 2시52분 1100원선을 무너뜨렸다.
환율은 하락 속도를 높여 마감 직전 1097.7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박스권 바닥’을 의미했던 1100원 선이 깨졌다.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반영된 것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방향성은 원화 강세쪽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환율 1100원 선이 무너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자금환경이 악화할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감 또한 커졌다.
유럽재정위기, 중국의 성장둔화, 미국의 재정절벽 등 이슈들 가운데 일부 비우량기업의 자금환경을 더욱 냉각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영국과 일본의 양적완화 등 각국 중앙은행의 금융시장 유동성 확대 정책은 원화 강세에 따른 국내 수출기업의 부진 우려를 증폭시킬 가능성도 크다.
대외 불확실성으로 말미암은 수출부진과 가계부채 때문인 내수 부진은 기업들의 영업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개별기업 중 유럽, 중국 등 경기전망이 불확실한 지역에 대한 수출 및 자금조달 비중이 높거나, 주택건설 등 무리한 확장보다는 채무상환능력을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데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