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병주 산업부 기자 "게임업계, 게임중독 없애기 노력 신선"

입력 2012-10-2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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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사회악으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게임에 중독된 학생들은 공부를 멀리하고 PC방은 탈선의 온상으로 인식됐다.

게임이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고 문화로 인식되는 지금도 게임에 대한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온라인 게임 시장이 열린 후 20여년 간 뿌리깊게 박혀온 인식이 하루아침에 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9월 한 TV프로그램에서 게임중독에 빠진 부부가 생후 3개월 된 딸을 방치해 굶겨 죽인 사건이 방송된 후 게임 중독자와 마약 중독자가 똑같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 같은 부정적 기능 뒤에 숨어있는 게임의 순기능을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게임이 청소년들의 마약, 본드 등 탈선행동을 방지하고 자살률 감소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연구보고가 있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말하지 않는다.

게임업체들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타파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저급 문화’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게임업체들이 선택한 것은 바로 ‘감성’이다. 최근 게임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야기되면서 중독이라는 문제 해결에 접근하는 대신, 게임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노력인 것이다.

게임업계의 노력은 신선하다. 게임을 문학과 연결시키기 위해 ‘게임 문학상’을 개최하거나 게임 내 캐릭터와 시나리오를 사용해 회화전을 여는 등 게임을 고급문화로 격상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또 캐릭터 및 카툰 공모전, 지하철 전시회 등으로 인식제고에 나서는 업체도 있다

게임업계의 이 같은 노력이 단숨에 모든 문제점을 해소하지는 못한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은 여전하고 ‘생색내기’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감성적 접근이 지속된다면 게임에 대한 인식도 좀 더 순화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때로는 아픈 사람에게 강한 처방전을 주는 것 보다 따뜻하게 감싸주며 아픔을 나누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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