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곳 역대 196명 중 104명 53.1% 차지
내부출신은 3%…11곳은 단 1명도 없어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소관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정책금융공사, 주택금융공사, 기업데이터, 코스콤, 거래소, 예탁결제원과 기획재정부 소관 수출입은행, 한국투자공사, 특수은행인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14곳 중 순수 내부출신이 CEO로 오른 곳은 단 3곳이다. 14곳의 역대 CEO 196명 중 거래소 3명, 기업은행 2명, 캠코 1명 등 6명(3.1%)을 제외한 190명 모두 낙하산 인사가 최고위직을 싹쓸이했다.
낙하산 인사 중 사실상 모피아 출신이 53.1%(104명)에 달해 특정 세력이 금융공기업 수장자리를 싹쓸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기재부 출신이 92명, 기재부에서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했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출신이 각각 7명, 5명이다.
특히 기술보증기금은 역대 이사장 모두 기재부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14곳 CEO 가운데 8명이 모피아 출신이어서 현 정권을 모피아의 부활로 일컬어지고 있다. 김정국 기보 이사장, 김주현 예보 사장, 장영철 캠코 사장,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 이희수 기업데이터 대표, 우주하 코스콤 사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강만수 KDB산은금융지주회장 겸 KDB산업은행장이 모피아 출신이다.
역대 CEO 출신별로는 기재부 출신이 46.9%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시중은행 출신 29명(24.8%), 한국은행 25명(22.8%), 금감원 9명(4.6%), 금융위 7명(3.6%), 증권업계·군(軍)·내부출신 각 6명(3.1%), 국세청·공무원(기타부처) 각 4명(2.1%), 정치권 3명(1.6%), 학계 1명(0.5%), 기타 4명(2.1%) 등 순으로 나타났다.
KDB산업은행은 설립 후 58년간 단 한 명의 내부 행장을 배출하지 못해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낙하산 인사 CEO들이 취임 후 조직 파악에 1년 정도 걸려 경영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낙하산 CEO는 전문성을 갖추지 못해 그냥 보은인사로 자리 지키기에 급급해 조직을 망가뜨린 일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때마다 관례적인 노동조합 파업으로 협상 타결이 결국 임금인상으로 이어져 금융공기업이 신의 직장으로 불리게 됐다”며 “일부 노조는 힘 있는 관료를 원해 모피아 출신 CEO 관행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