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노벨평화상 논란..“세계 경제 침체의 축”vs “유럽 평화에 기여”

입력 2012-10-1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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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유럽연합에 대한 자격 논란이 일고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당장 EU가 재정위기에 허덕이는 데다 세계 경제 침체의 한 축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과연 노벨평화상을 받는 게 합당하냐는 지적이다.

특히 재정위기로 남유럽과 북유럽 간 갈등이 심화하는 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미래에 대한 불안이 번져 있는 시기에 노벨평화상 수상은 모양새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EU가 유럽의 평화와 화해, 민주주의, 인권 향상에 기여한 점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노벨위의 결정은 EU의 과거 업적보다는 '격려'쪽에 방점을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AFP 통신과 로이터 등 외신은 "EU가 부채위기를 극복하려고 고투하는 힘든 시기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됐다"며 이는 EU의 사기를 북돋워줄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의 자격논란도 더 뜨거워지고 있다.

네덜란드 정치인으로 반이슬람주의자인 거트 와일더스는 트위터에 "유럽 모든 국가가 비참하게 무너지고 있는데, EU에 노벨상이라니. 헤르만 반롬푀의 EU 상임의장은 오스카상을 받게되나?"라고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영국의 보수정당인 영국독립당 당수 나이젤 파레이즈는 "완전히 망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노벨평화상이 완전히 오명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간 EU는 남유럽과 북유럽 사이에 엄청난 적대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러시아 인권단체 '모스크바 헬싱키 그룹' 대표 류드밀라 알렉세예바(85)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알렉세예바는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정치범들에게 평화상이 수여됐다면 이해할 만했을 것"이라며 EU의 평화상 수상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상을 받지 못해) 섭섭한 사람이 하는 말로 받아들이지 말라"며 "이는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의 논평"이라고 강조했다.

비슷한 논란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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