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조사…레노버 PC업계 세계 1위, 점유율 15.7%로 HP에 0.2%P 앞서

미국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중국 레노버가 휴렛팩커드(HP)를 제치고 세계 1위 PC업체로 등극했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시장조사기관 가트너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3분기에 레노버의 글로벌 PC시장 점유율은 15.7%로 HP의 15.5%를 앞질렀다.
HP는 지난 2006년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지 6년 만에 레노버에 왕관을 빼앗겼다.
다른 시장조사기관 IDC는 이날 지난 3분기에 HP가 15.9% 점유율로 여전히 레노버에 0.2%포인트 앞서면서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고 가트너와 엇갈린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가트너와 IDC 조사 모두 레노버의 PC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9.8~10.2% 증가한 반면 HP는 16.4% 줄었다고 분석해 4분기에는 IDC 조사에서도 레노버가 세계 1위로 등극할 것이 확실시된다.
HP의 몰락은 글로벌 경기둔화 등 외부환경이 악화한 가운데 경영전략 역시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HP는 지난해 성급하게 PC사업 분사 계획을 발표했다가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레오 아포테커가 쫓겨나고 뒤를 이은 멕 휘트먼이 분사 계획을 백지화시키는 등의 혼란을 겪었다.
반면 레노버는 지난달 브라질 PC·가전업체 CCE를 인수하고 세계 최대 PC시장인 중국에서 1위를 지키는 등 신흥국에 집중한 전략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의 급성장에 따른 글로벌 PC업계의 정체는 HP는 물론 레노버에게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정보·기술(IT) 전문 시장분석업체 IHS아이서플라이는 올해 글로벌 PC판매가 3억4900만대로 지난해보다 1.2%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망이 맞다면 PC판매는 닷컴버블이 붕괴했던 2001년 이후 11년 만에 줄게 된다.
가트너 역시 3분기 PC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8% 이상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레노버는 오는 26일 노트북과 태블릿PC 겸용 제품인 ‘아이디어패드 요가(The IdeaPad Yoga)’를 출시하는 등 모바일기기 부문 공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