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참석자들 한 목소리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영유권 분쟁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일본 도쿄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참석한 각국 당국자들은 “아시아 3대 경제국들이 휘말린 영토 분쟁이 아시아 지역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견해를 나타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자들은 일본과 중국에 대해 “영유권 분쟁이 이미 둔화하고 있는 세계 경제를 한층 더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시노하라 나오유키 IMF 부총재는 “이 문제가 확대하면 지역 혹은 세계 경제 활동에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양국의 분쟁은 이미 지역문제가 아닌, 세계 경제에도 악재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세계 경제가 리세션에 빠질 리스크”가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이번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재정부와 중앙은행의 차관급이 참석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과의 회담 일정은 잡지 않았다.
주민 IMF 부총재는 “IMF 총회는 긴급 사안을 논의할 좋은 기회”라며 “세계적인 불확실성 하에서 양국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립튼 IMF 수석 부총재도 “현 시점에서는 경제적 영향이 있는지 단언할 수 없다”며 “양국이 서로 의사소통하려는 노력을 통해 (분쟁이) 경제에 장기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일본은 한국 중국에 독도와 댜오위다오(중국명, 일본명은 센카쿠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동시다발적으로 갈등의 불씨를 당겼다.
일본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8월10일 독도 방문 이후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과의 통화 스와프 확대 조치 중단을 검토한다고 밝혔고 결국 이를 실행에 옮겼다.
한국과 일본은 9일 이달말 종료되는 양국 간 통화 스와프 확대 조치를 연장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양국은 지난해 10월 통화 스와프를 130억달러에서 700억달러로 늘리기로 합의, 이달 31일 1년 시한이 종료된다.
양국 당국자는 이번 결정이 양국 간의 긴장 관계 때문이 아니라 순수하게 경제적 이유 때문이라고 특히 강조했다. 양국은 이 협정이 가져온 이익을 지적한 뒤 필요할 경우 적절한 방법으로 협력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는 11일 예정된 조지마 고리키 일본 재무상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양자 회담 전에 이 문제를 일단락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과의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분쟁은 반일 감정을 불러 일으켜 일제 불매운동으로 번졌다. 도요타자동차의 중국 판매는 8월에 전년 동월 대비 15% 감소한 뒤 9월에는 50% 가까이 침체됐다.
도요타 회장을 지낸 오쿠다 히로시 국제협력은행 총재는 “가능한 한 빨리 중일 간 정치적 대립이 진정돼 무역이 부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동아시아 주요국들로부터 외교적으로 고립되자 위기감에 관계 회복을 모색하고 있지만 원상 회복하기엔 상황이 녹록지않다.
일본의 일부 당국자들은 “영유권 문제가 공공연해져 과거의 관계로 즉각 되돌아오기는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