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훈풍과 달리 지하철 개통 등 대형호재에도 꿈쩍 안 해
정부가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9.10대책 이후 기존 주택 매매시장이 침체에 빠졌다. 주택수요자들의 관심이 양도세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미분양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기존 주택시장이 역풍을 맞고 있다.
실제 서울과 수도권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계약 및 문의전화가 늘면서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주택 시장은 취득세 감면 혜택이 무색할 정도로 찬바람이 불고 있다.
9.10대책이 발표될 당시만 해도 추석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거래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지만, 발표 후 한 달이 지난 현재 그런 기대감은 자취를 감췄다.
10일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추석 직후인 9월28일부터 10월9일 현재까지 수도권 변동률은 -0.04%로 저조했다. 지역별로 서울은 -0.03%, 신도시 -0.08%, 경기도 -0.05%, 인천시 -0.02%를 기록했다. 이 기간 송파구(0.09%) 강동구(0.02%) 등 일부 상승세를 보인 지역도 있었지만 급매 소진으로 가격이 회복 중일 뿐 취득세 감면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아파트값을 견인할 재건축 시장이 여전히 부진에 빠져 있다. 올 3분기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은 -2.78%로 연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3.05%로 더 부진했다.
강남구 개포동 D공인 관계자는 “대책 발표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사업 추진 관련 리스크가 큰 재건축 보다는 신규분양이나 미분양 쪽으로 수요자들이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하철 개통 등 대형 개발호재도 통하지 않고 있다. 분당선 연장 왕십리~선릉구간이 지난 6일 개통됐지만 서울 성동구 일대 중개업소는 한산하기만 하다.
성동구 상왕십리동 G공인 관계자는 “지하철 개통 호재가 선반영된 까닭에 가격 변화는 없었다”며 “급매물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정작 수요자들은 대선 이후까지 기다려 보자는 심리가 강해 거래정체 및 가격 약보합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