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부채 1000조 육박

입력 2012-10-0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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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 통해 현금성 자산 확보 치중…“금융계열사 포함은 무리”지적도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30대그룹의 부채규모가 1000조원을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미래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지면서 주요기업들이 현금성 자산확보에 치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재계전문사이트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30대그룹의 부채규모는 역대 최고치인 994조2000억원으로 2009년(772조3000억원)에 비해 28.7%가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중앙정부의 부채규모인 402조80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30대 그룹 가운데 부채총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최근 법정관리 신청과 오너 일가의 모럴해저드 논란에 빠진 웅진그룹으로 나타났다.

웅진그룹은 지난 2009년 차입금이 1조5000억원에서 2011년말 4조3000억원으로 186.7%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총액도 3조9000억원에서 7조2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84.7% 급증했다.

웅진그룹에 이어 △CJ그룹(73.8%) △LG그룹(56.1%) △현대차그룹(53.6%) △효성그룹(52.7%) 등이 부채총액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부채규모가 커진 것은 차입금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30대그룹의 차입금은 137조9000억원이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해 말에는 243조9000억원으로 106조원이나 증가했다.

재벌닷컴은 “차입금과 부채총액이 늘어난 것은 대형 M&A(기업 인수·합병) 등 사업확장과 경기부진에 따른 유동성 확보차원의 차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그룹들은 지난 1년간 ‘곳간 채우기’에 열중했다.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지난달 발표한 ‘국내 10대그룹 상장계열사 현금성 자산 보유현황’에 따르면 10대그룹의 상반기 현금성 자산총액은 79조원으로, 전년동기(59조8000억원)대비 30.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법률회사 호건라벨스가 세계 500대 기업(금융업종 제외)을 대상으로 현금자산 보유실태‘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국의 주요기업들의 보유현금자산은 약 86조원(780억달러)으로 세계 9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재계 일각에서는 부채비율을 산정에서 금융계열사를 포함했기 때문에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고객 수탁고는 향후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돈이기 때문에 금융계열사는 가기자본대비 부채가 많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금융계열사를 제외하고 부채비율을 계산해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금융계열사 비중이 높은 삼성, 한화, 동양그룹 등 일부 그룹의 부채비율은 금융계열사를 제외할 경우 대폭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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