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 매장확대 불구 적자행진에 인지도 떨어져…자체개발 등 질적성장 절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타벅스가 매출 2982억원을 기록한 것과 달리 카페베네는 1675억원에 불과했다.
설상가상으로 카페베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50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 842억원에 비하면 다소 늘었지만 새로 런칭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의 매출이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매출이 줄어든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매출이 정체되면서 수익성도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6억5700만원을 기록한 카페베네다.
카페베네에서 사장을 지낸 강훈 망고식스 대표 조차도 카페베네의 외형 확대에 대해 혹평했다. 카페베네가 매장 300개를 넘어가면서 관리의 어려움을 겪었는데 현재는 감당이 안되는 상황이라는 것.
강훈 대표는 “가맹점에서는 직영점에 비해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야 한다는 직원들의 사명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카페베네는) 매장이 500개가 넘으니 관리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카페베네는 시간제 근로자 주휴수당 문제로 청년유니온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하는 등 가맹점 관리의 허술함을 보였다. 주휴수당은 주당 15시간 이상 일할 경우 지급해야 하는 임금이다. 카페베네는 점장 재량으로 직원의 능력에 따라 차등을 두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이 미적용됐다며 임금 체불은 확대해석이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결국 주휴수당 미지급을 인정하고 백기를 들었다.
이에 반해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2012년부터 주 15시간 미만으로 근무하는 파트타임 바리스타들을 주 25시간 이상 근무하는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 시키고, 다양한 복리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무기 계약직 파트너들은 4대 보험 가입, 주휴수당, 상여금, 성과급, 퇴직금이 적용되고, 의료비, 경조금, 연차 휴가, 연중 휴가 및 스타벅스 원두, 커피, 푸드 등 다양한 복리후생 혜택을 적용 받는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내부 직원 관리가 성장에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급격한 양적팽창 보다는 질적 성장에 더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선도하느냐 뒤따라가느냐도 스타벅스와 카페베네를 가르는 큰 차이다. 커피전문점의 원두 분말 봉지커피 시장 시대를 연 스타벅스의 비아는 지난해 9월 출시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페베네는 무려 1년여가 지난 8월에‘마노’로 시장에 진출해 한발 늦은 셈이다.
카페베네측은 800여개 매장과 디셈버24 등 매장 역량을 총 동원해 판촉 활동을 이어나가고 편의점, 대형마트에 공급한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의 반응은 차갑기만 한 상태다. 남양유업, 롯데칠성음료, 이디야 커피 등이 잇달아 내놓은 상황에서 차별화된 부분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스타벅스는 7월 31일부터 천연 카페인 음료 ‘리프레셔’로 에너지 음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커피’로 획일화된 커피전문점의 매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이다. 카페베네도 칵테일 빙수, 스무디 음료 등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자체 개발한 상품이 부재한 상황이다.
엔제리너스커피에 이어 9월 10일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오픈한 드라이브 스루 매장도 스타벅스가 카페베네에 차별화된 부분이다.
이 매장은 총 좌석수 약 210석의 복층 매장으로 안압지 난간을 응용한 계단 난간을 비롯해 2층 다락방 형태의 세계 최초 좌식 공간에 첨성대와 불국사, 선덕대왕 신종 등 독특한 한국적 디자인을 매장 곳곳에 반영했다.
특히 국내 IT 기술진이 자체 개발한 첨단 화상 주문 시스템을 통해 자동차 안에서 커피 주문이 가능하다. 차량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42인치 대형화면을 통해 바리스타들과 대화를 나누며 주문하고, 전체 메뉴를 편리하게 검토하며, 각자의 주문 내역을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만 늘어난다고 해서 업계 1위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다”며 “차별화된 상품과 고객 서비스의 질이 1등이 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