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 패하면 울타리가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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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133척을 거느린 왜군과 맞서 싸워야 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된 서적이 발굴됐다. 명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을 도와 큰 공을 세운 오익창(吳益昌·1557~1635)의 문집 ‘사호집’(沙湖集)이 바로 그 것.
사호집에는 오익창이 명량해전 때 외딴 섬으로 몸을 피하려는 사대부에게 호소하는 장면이 나온다. “통제사가 패하면 우리의 울타리는 철거될 것이니 외딴 섬에서 보전하고자 한들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 힘을 모아 합세해 통제사를 위해 성원한다면 온전히 살 길이 있을 것이다. 모두 죽을지라도 나라를 위해서 충성을 다했다는 명분은 있게 된다.”
오익창의 이 같은 호소에 사대부들은 마음을 고쳐먹고 이순신 장군에게 식량을 지원했다. 이런 지원 덕분에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대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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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은 당사도(무안군 암태면)로 진을 옮기려 했으나 오익창의 조언을 받아들여 당사도에 접근하지 않았다. 하지만 명나라 진린 장군은 당사도에 군사를 주둔시켰다가 폭풍우를 만나 위기를 모면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오익창은 41세 때 명량해전에 참전해 군수품을 보급하고 거북선 제조에 참여하는 공을 세웠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전북 고창 출신의 유학자다.
이를 발굴한 여해(汝諧)고전연구소 노승석 소장은 “사호집은 영조 49년(1773년)에 간행되었는데 지금까지 소개된 적이 없는 자료”라며 “40여년 동안 보관해온 오익창의 직계 자손에게서 자료를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노 소장은 오는 19일 오후 2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사호집 자료 발표회를 열고 자료적 가치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