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화 내실로 위기 돌파
오뚜기 함영준 사장이 지난 2010년 3월 회장으로 승진하며 창업주이자 부친인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10년만에 경영권을 승계받았을 즈음만 해도 회사는 지금과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회장 승진 직후 주력 부문인 참치통조림 카레 등이 경쟁에서 밀리며 업계 5위로까지 밀리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 어렵다던 98년 외환위기 시절에도 두자릿수 성장이란 놀라운 저력을 보여준 토종식품업체였기에 함 회장의 고심은 더 커져만 갔다.
그러나 그 역시 넘어질줄 모르는 오뚜기였다.
함 회장은 기존 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다. 그는 2010년 4월 ‘스노우밸리(SnowValley)’라는 통합브랜드로 6000억원 규모의 국내 냉동식품 시장에 진출하고 지난해 3월 삼화한양식품을 인수해 차(茶)시장에 진출했다. 또 지난해 말 기스면을 출시해 꼬꼬면 돌풍으로 촉발된 흰국물 라면전쟁에서도 선방했다. 역시 올해 8월엔 홍삼브랜드 '네이처 바이 진생업' 론칭해 홍삼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또한 그는 ’3분 카레’ 등 레토르트 식품과 참기름 등 전통 제품의 경쟁력도 제고했다. 이 덕에 빼앗겼던 시장 점유률도 회복할 수 있었다.
함 회장의 사업 다각화와 기존 제품 강화라는 양동 작전 힘입어 오뚜기의 주가 성적도 쑥쑥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뚜기는 전 거래일 대비 0.25% 오른 20만3500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간 주가인 13만원대에 비해 55% 이상 상승한 금액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초엔 16만5500원(7월2일)에서 최고 21만6500원(8월1일)까지 한 달 새 30.82%나 급상승했다.
동기간 시가총액은 지난해 4800억원대에서 45% 이상 증가해 7000억원을 달성했다. 1년도 안돼 2000억원이나 늘었다.
이렇게 고공행진하는 주가에는 오뚜기의 주저앉을 줄 모르는 매출 덕이다. 함 회장이 취임한 2010년 1조3729억이던 총매출액은 지난해에는 1조5130억원으로 커졌다. 올해 상반기 상반기 총 매출액은 8201억26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9% 가량 증가했다.
함 회장의 오뚜기 지분도 2010년 당시 15.38%에서 현재 16.83%로 증가했다. 부친인 함 명예회장의 오뚜기 지분 17.46%이다. 오뚜기의 계열사인 조흥의 지분은 함영준 회장이 3.97%로 아버지의 3.01%보다 더 많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사회트렌드 변화와 메뉴·식단의 다양화 등으로 동사의 주력 사업인 편의식품(레토르트, 즉석밥 등)과 조미식품(케찹, 마요네즈, 소스 등)은 장기적인 소비 증가가 예상돼 매출 증가에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