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전자ㆍ통신 부활 날갯짓]스마트폰 부진에 절치부심… 회장님폰 앞세워 대반격

입력 2012-09-1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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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브랜드 명품으로 만든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의 최근 변곡점은 피쳐폰(일반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간 2010년께다.

피쳐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LG전자였다. LG전자의 휴대폰 브랜드 ‘싸이언(CYON)’은 전 세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2005년 다니엘 헤니가 광고 모델로 활동했던 싸이언은 다양한 모델로 전 연령층의 고객을 사로잡았다. 이후 배우 김태희가 선전한 ‘쿠키폰’, 아이돌 가수그룹 빅뱅이 모델로 나선 ‘롤리팝폰’ 등이 연이어 히트를 쳤다. 프라다폰은 명품으로 자리잡으며 LG전자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러나 LG전자의 승승장구는 이어지지 못했다. 2010년 애플의 아이폰이 나오면서 스마트폰으로 휴대폰의 패러다임이 변했지만 LG전자의 대처는 늦었다. 삼성전자가 완벽하지 않은 스마트폰(?) ‘갤럭시’를 재빠르게 내놓은 것과는 다른게 LG전자는 신속하게 제품을 출시하지 못했다.

휴대폰 사업 부진으로 LG전자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의 실적은 내림막을 걸었다. 임원진이 대거 교체되기도 했다. 1997년부터 LG전자의 휴대폰 브랜드를 대표한 ‘싸이언’ 14년 만인 지난해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도 했다.

위기는 기회를 안고 있는 것이 경영의 법칙. LG전자는 절치부심(切齒腐心)했다. 2010년 10월 LG상사에서 LG전자로 자리를 옮긴 구본준 부회장은 제일 먼저 휴대폰 사업을 챙겼다.

구 부회장은 취임 1개월 만인 2010년 11월 MC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첫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MC사업본부는 스마트폰 사업부·피쳐폰 사업부 등 기존 사업부 체제를 없앴다. 대신 제품 개발 담당과 해외 특화폰을 개발하는 해외연구개발(R&D) 담당을 신설해 R&D 분야를 강화했다.

품질분야도 놓치지 않고 챙겼다. MC사업본부에 품질경영담당을 신설했다. LG디스플레이에서 모바일 아몰레드(OLED)고객지원담당을 맡던 김준호 상무를 이 자리에 영입하며 ‘품질이 최우선’이란 경영가치를 곱씹었다.

“품질에서 타협하지 말고 완벽을 추구해야 한다”는 구 부회장의 뜻이 반영된 조직 개편이다.

구 부회장은 2011년부터는 MC사업본부가 기존에 분기 및 반기별로 짜던 휴대폰 판매전략을 ‘월별 수립 체제’로 전환했다.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시장 대처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란 것이 LG전자의 설명이다.

팔을 걷어 붙인 건 구 부회장 뿐만이 아니다. 그의 형이자 그룹의 최고책임자인 구본무 회장은 올 초부터 “독하게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만들라. 계열사의 특출난 역량(DNA)를 결집해 최고의 신상품을 내놔라”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일명 ‘코드명 G’라는 구 회장의 특명으로 탄생한 제품이 바로 옵티머스G다. 구 회장의 지시로 LG전자를 비롯 LG이노텍·LG화학·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 등의 첨단 기술 역량이 동원됐다. 1300만 화소 카메라에 세련된 디자인, 첨단 디스플레이를 갖춘 옵티머스G는 LG전자가 아닌 LG그룹의 작품인 셈이다. 이 때문에 옵티머스G는 ‘구본무폰’, ‘회장님폰’으로 불리기도 한다.

LG전자의 야심작은 9월 한국을 시작으로 연내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 국내는 이통 3사 모두에 공급된다.

옵티머스G의 출시를 앞두고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증권사들은 옵티머스G 출시로 LG전자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근창 HMC 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LG전자 휴대폰의 수익성을 견인하는 시장은 내수와 북미였다”며 “올 중순부터 나온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사양 면에서 상위 업체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더욱이 LG그룹 계열사들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 옵티머스G가 공개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옵티머스G의 가장 큰 경쟁상대로 예상되는 아이폰5의 내수 출시가 늦어지면 옵티머스G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아이폰5가 국내에서는 4세대(G) 롱텀에볼루션(LTE)를 지원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는 것도 LG전자에게는 호재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TE는 현재 나라마다 주파수가 제각각이어서 애플이 유럽과 미국의 LTE 주파수에만 맞춰 아이폰5를 출시하고 국내에서는 ‘뉴 아이패드’처럼 3G용으로 출시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관계자는 “이 경우 LTE 전국망을 갖춘 국내에서는 아이폰5의 인기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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