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 전당대회, 오바마 “나는 대통령이다”

입력 2012-09-0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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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아들 부통령 지명에 ‘감격의 눈물’ 핵심정책 수혜 지지자 연설…‘스타군단’ 출동

▲버락 오바마(왼쪽에서 두번째)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 마직막 날인 6일(현지시간) 밤 연설에서 대선 후보직을 공식 수락했다. 사진은 부진 미셸 오바마와 두 딸 말리아와 사샤가 오바마 대통령의 수락연설 후 연단에 함께 선 모습. 노스캐롤라이나/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6일(현지시간) 밤 연설에서 대선후보직을 공식 수락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4년 더(Four more years)”를 연호하는 지지자들의 함성은 행사장을 뒤흔들었다.

이날 전당대회에는 동성연애자 군인 교사 연예인 등이 대거 연사로 올라 대선 승리의 각오를 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소개로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타임워너 케이블 실내경기장 연단에 입장했다.

그는 “미셸, 당신을 정말 사랑합니다”라고 연설을 시작했다.

두 딸 말리아와 사샤에게는 “고맙다”면서 “아침에 학교는 가야한다”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은 내가 ‘이 메시지를 승인합니다’라고 말하는 걸 보는 게 지겹겠지만 사실 나도 그렇다”면서 농담을 던져 행사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민주당의 모든 대선 TV광고의 마지막에 “나는 버락 오바마입니다. 나는 이 메시지를 승인합니다”라는 말이 들어가는 것을 농담의 소재로 삼은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약 40분에 걸친 연설 내내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제스처와 목소리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4년 전 전당대회를 언급한 뒤 “나는 더 이상 후보가 아니다. 나는 대통령이다”라고 말하자 행사장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가득 차며 이번 전당대회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이날 전당대회의 또 다른 주인공인 조 바이든 부통령은 연단에 오르기도 전에 감격의 눈물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에 앞서 행사장에 도착한 바이든 부통령은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VIP석에 나란히 앉아 아들인 보 바이든 델라웨어 법무장관이 연단에 오르는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그는 아들이 연설을 통해 “오늘 나는 내 아버지이자 나의 영웅 조 바이든을 부통령 후보직에 지명하는 무한한 영광을 누리게 됐다”고 공식 지명을 선언하자 눈시울을 붉히며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아들에 이어 연단에 오른 질 여사도 “남편이 이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특권을 갖고 있는 한 그는 매일 최선을 다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후보 수락연설을 위해 연단에 올라서자마자 부인을 향해 “내 인생의 사랑”이라고 연설을 시작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아들에게 “부통령에 지명해 줘서 고맙다”면서 “엄청난 영광과 기쁨으로 수락한다”고 덧붙였다.

정·부통령 후보가 같은 날 수락연설을 한 것은 지난 1996년 이후 빌 클린턴 대통령과 앨 고어 부통령 이후 16년래 처음이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의 수혜자들을 연단 위에 차례로 올려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치밀한 전략을 선보였다.

바니 프랭크(72) 하원의원이 가장 먼저 연설했다.

그는 지난 7월 연방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동성결혼식을 올렸다.

프랭크 의원은 “왜 많은 공화당원들은 내 결혼이 그들의 결혼을 위협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생각해 본다”면서 보수 진영을 비난했다.

제이슨 크로우 이라크전 참전용사는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후보 수락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전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른바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ADT)’ 정책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이어 오바마 행정부가 ‘치적’으로 강조하는 자동차업계 구제정책을 부각시키기 위해 제너럴모터스(GM)의 노동자도 연단에 올랐다.

교사와 학생도 ‘오바마표’ 교육개혁 정책을 옹호하는 연설을 했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 ‘스타군단’을 동원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민주당은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이른바 ‘오바마 문화현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성장한 팝가수 제임스 테일러는 이날 오후 5시 마지막 일정을 공식 개막하기에 앞서 공연해 행사장 분위기를 달궜다.

이어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가수 마크 앤서니가 국가를 독창했다.

흑인 여가수 메리 J. 블라이즈의 공연도 이어져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록 그룹 푸 파이터스의 공연에는 참석한 1만여명의 청중 가운데 상당수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흥겹게 춤을 추는 모습도 연출했다.

할리우드 톱스타 여배우들도 속속 등장해 전당대회장이 남성 참석자들의 환호와 박수로 들썩이기도 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열광적인 팬으로 알려져 있는 스칼렛 요한슨은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젊은 유권자들에 대해 “왜 여러분은 여러분의 목소리를 절반만 내느냐”면서 “여러분의 목소리가 충분히 들릴 수 있도록 투표해야 한다”고 투표권 행사를 독려했다.

이밖에 테네시주 대의원이기도 한 영화배우 애슐리 저드와 오바마 재선캠프의 공동의장인 탤런트 에바 롱고리아 등도 전당대회장의 스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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