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로 본 CEO]김승연 회장 옥중에서도 사업 걱정…한화 주가 상승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구속 이후에도 한화가 증시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 이라크에서의 대규모 공사수주가 주가에 힘을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16일 서울 서부지방법원은 업무상 배임·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회장에 대해 징역 4년과 벌금 51억원의 실형을 선고하고, 재벌총수로는 이례적으로 법정구속했다.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경제 민주화 등 대기업에 비판적인 사회 분위기가 상당 부분 반영된 판결이었다.

김 회장의 구속에 한화그룹주도 주춤했다. 지난달 16일 한화가 2.59% 떨어졌고, 한화케미칼은 0.46%, 한화증권은 0.87% 내린 채 장을 마감했다. 한화타임월드도 0.80% 하락 마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 회장의 구속으로 한화의 경영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특히 김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9조4000억원 규모의 이라크 신도시 프로젝트와 독일의 태양광업체인 큐셀 인수 작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한화의 오너 리스크는 그 다지 오래가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달 16일 3만100원이었던 주가가 4일 3만2950원까지 9.4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59% 떨어진 것에 비하면 상당한 선전이다.

무엇보다 한화가 100% 지분을 보유한 한화건설의 단일공사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이라크 신도시 건설 공사 수주가 투자자들에 큰 점수를 받았다.

정대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라크는 내부적으로 정치·경제가 불안한 상황으로 공사진행 기간 동안의 재원마련의 안정성 등에 대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 공사는 이라크 정부가 분양에 따른 위험을 부담하며 공사대금 수령 스케줄을 수립함으로써 사업 전기간에 걸쳐 기 수령한 공사대금 범위 내에서 공사비가 투입될 수 있도록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사 재원은 이라크 정부예산 및 분양수입으로 조달되며 공사비 지급이 지연되는 경우 계약 조건에 따라 공사를 중단할 수 있어 사업진행에 따른 한화건설의 위험은 최소화됐다는 판단이다. 김 회장의 공백에도 지난달 말, 한화케미칼을 통해 독일 태양광 업체 큐셀의 인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태양광산업에서의 경쟁력 강화에도 나섰다.

한편, 옥중에 있는 김 회장은 지난 3일 그룹 홈페이지 ‘CEO 인사말’을 통해 태양광 사업과 이라크 신도시 건설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인사말은 구속 전인 지난 7월 말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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