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급감, 올해 최소 규모 흑자 기록… 현대경제연구소 "고용 28만명 감소할 것"
8월 무역수지가 ‘불황형 흑자’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올해 고용도 대폭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한국경제가 본격적인 침체기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8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한 429억7000만달러, 수입은 9.8% 감소한 409억3000만달러로 20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최저 흑자규모다.
1~8월 누적수출액도 3627억900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고 교액액도 7100억달러로 0.9% 줄었다. 7개월째 흑자를 이어갔지만 이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든 ‘불황형 흑자’에 불과하다.
특히 수출은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지경부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 기상 악화 등으로 주요 품목 수출이 전년 대비 감소해 총수출이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주력업종인 선박과 자동차 수출 감소의 영향이 크다. 선박은 28억24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34.2% 감소했고 자동차는 25억1700만달러로 21.7% 줄었다. 글로벌 불황과 태풍에 따른 선적 지연, 자동차 업계 휴가 및 파업 등이 영향이 미쳤다는 분석이다.
품목별로 보면 LCD패널 수출단가가 회복된 액정 디바이스 수출만 전년 동기 대비 9.0% 늘었다. 이외 무선통신기기(-26.7%), 석유화학(-12.3%), 철강(-7.4%), 컴퓨터(-6.9%), 석유제품(-5.0%), 일반기계(-3.8%), 반도체(-1.1%) 등은 모두 감소했다.
이 같은 수출 위축에 한국경제가 본격적인 침체기에 돌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수출급감의 영향과 대책’ 보고서를 통해 올해 수출증가율이 1.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정부 전망치인 연간 7.4%보다 약 5.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수출액도 기존 전망치보다 약 28조7000억원 감소하고 실질 GDP도 약 17조1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올해 고용도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성근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정부 전망치에 근거하면 약 531만4000명의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았으나 수출증가율 감소로 28만1000명 축소된 503만3000명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실제 수출 증가로 인한 직·간접적인 고용증감효과도 올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수출 증가(전년 대비)에 따른 고용증가는 오히려 2만1000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19만3000명 고용증가)에 비해 21만4000명 감소한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