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실세와 회동 …‘삼성 미래 찾기’ 골몰
이재용 사장 진두지휘…경영권 승계 이후 대비
지난 28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중난하이(中南海). 이곳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 장원기 중국삼성 사장 등 삼성그룹 최고 수뇌부들이 모두 모였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29일 “이재용 사장을 포함한 최고 경영진들은 이 날 중국의 왕치산(王岐山) 부총리를 만나 삼성의 기존 중국 내 사업현황을 설명하고 삼성이 중국내에서 추진 중인 금융사업에 대해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지난 6월 중국의 차기총리로 유력하게 점쳐지는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와 면담을 가진 이후 두달만에 정부 최고위직과 재차 면담을 가졌다.
리커창 부총리와의 면담에도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그룹 최고경영진과 배석했다. 이에 앞선 2010년 2월과 10월에도 최지성 부회장(당시 삼성전자 대표이사) 등과 함께 베이징에서 중국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부주석을 면담하는 등 삼성그룹의 중국에 대한 관심을 방증했다.
이번 방문은 우선 내달 12일 예정인 중국 시안의 반도체 공장 착공을 앞두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잇따라 삼성 최고 경영진들이 중국 최고 지도자들을 만나는 것은 중국시장에 대한 삼성의 관심이 높다는 점을 방증한다.
삼성은 지난 1992년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은 이후 지속적으로 중국 투자를 늘려 지난해 말까지 총 105억 달러를 투자했다. 앞으로도 삼성의 대중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4년 단위로 글로벌 경제위기가 도래하는 가운데에서도 중국은 지속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 중국시장을 놓치고서는 삼성그룹도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더욱이 세계 최대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시장에서 삼성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해석된다. 삼성그룹의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도 중국을 임금이 싼 생산기지가 아닌 내수시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왕 부총리와의 만남에서는 삼성그룹이 추진 중인 중국내 금융사업에 대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 전자사업 위주로 진행했던 중국 내 사업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평소 ‘금융사업도 삼성전자처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로 그룹 내 관심이 높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사장의 잇단 방중을 두고 향후 경영권 승계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각의 전망처럼 삼성그룹이 향후 계열분리될 경우 이재용 사장이 맡을 사업부문 중 하나가 금융사업이라는 점도 관전포인트”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중국 내 최고위직과의 면담을 이 사장이 주도했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