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리더] KDB자산운용 데이비드 전 대표 “금융도 수출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겠다”

입력 2012-08-2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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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말로 한국 운용산업이 세계 무대에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닦은 경험과 노하우를 KDB자산운용에서 펼쳐 금융도 제조업처럼 수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요.”

뉴욕 월가에서 헤지펀드 1세대로 활약한 데이비드전 KDB자산운용 운용 부문 대표의 취임 포부다. 20년 넘게 냉혹한 세계무대에서 한국인으로선 헤지펀드 분야의 전설로 통하는 그가 취임 한 지 꼭 한 달이 지났다.

지난 세월 외국계 기업에서 경이적인 수익률로 돈을 벌었던 그가 한국행을 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 대표는 여의도 KDB운용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KDB운용이란 이름을 걸고 투자축이 바뀌는 현 시점에서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앞섰다”며 “시기적으로 다들 힘들지만 남들보다 먼저 시장위기와 패러다임을 알고 전략을 세운다면 현재의 위기는 오히려 기회”라고 강조했다.

세계 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가 이제 KDB운용의 새 선장으로 부임한 그가 밝힌 청사진을 살펴봤다.

▲데이비드전 KDB자산운용 운용 부문 대표가 "지금이야 말로 한국 운용산업이 세계 무대에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며 "금융도 제조업처럼 수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노진환기자
◇“시장 방향성보다 성격 파악이 중요”

취임 직후 그가 가장 먼저 단행한 일은 바로 상품 지원을 강화한 조직 개편이다.

“조직은 상품을 지원해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투자를 잘해야 하고 투자를 잘하기 위해선 집중이 필요하죠. 그동안 15명 6부서 체제를 포트폴리오, 리서치, 트레이딩 3부서로 전격 개편했습니다.”

실상 2~3명 꼴로 6개의 부서로 조각 나 여러 업무를 하다 보니 포트폴리오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판단이다.

전 대표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계획 위주로 철저히 움직여야 하고 장기적인 상품을 만들려면 이 모든 것들이 제도화되어야 한다”며 “지난 한 달간 우리 부서 식구들이 근본적인 부분을 이해하고 동시에 시장도 심도있게 분석하는 습관을 체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는 세 가지 특징을 가진다. 먼저 우량주와 대형주가 시장의 평균 상승률을 중장기적으로 상회한다는 것. 또 한국은 수출주도국 성격이 짙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강세장엔 ‘민감주’가 주도 한다는 것이다.

전 대표는 “지난 8년간 4번이나 해외악재로 한국시장이 평균 -30%의 약세장을 경험한 바 있다”면서 “무턱대고 방향성에만 의존해 투자하기보다는 시장을 깊게 분석해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그의 투자철학을 고스란히 담은 ‘KDB코리아베스트주식형’과 ‘KDB코리아하이브리드베스트’가 내달 전격 출시된다.

전 대표는“‘KDB코리아베스트주식형’은 지난 4~5년간 구상한 상품 테마"라며 "대형주에 집중하지만 시장의 성격을 파악하고 접근하는 만큼 시장을 등락을 이겨낼 장기투자 대표 펀드”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KDB코리아하이브리드베스트’는 세계 최초로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 중간 성격을 지닌 절대 수익형 펀드"라며 "자체 제작한 경기사이클 측정 모델로 운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는 내달 선보이는 이들 대표 신상품이 안착할 경우 오는 11월 똑같은 전략으로 아시아 시장에 투자하는 2개의 신상품 펀드도 출시할 계획이다. 헤지펀드 콘셉트 신상품 출시와 관련 그는 “KDB금융그룹에 걸맞는 헤지펀드 신상품을 검토하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일단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대표 상품의 출시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 투자는 매일 열리는 올림픽

“운용산업은 편견이 심하기 마련인데 KDB자산운용의 임직원은 외부인에 대한 이해와 포용력이 크고, 열심히 일하려는 열정도 대단합니다. 결국 팀워크로 움직이는 운용능력을 업그레이드 시킬수 있는 원동력이 크다는 거죠.”

20년 넘게 세계 무대에서 활동해온 전문가가 본 KDB운용의 장점이다.

전 대표는 “특히 KDB 산은지주의 든든한 울타리가 있어 든든하다”면서 “KDB 지주라는 이름에 걸맞게 방향을 잘 잡고 제대로 된 상품만 운용한다면 타사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 대표 주자인 그가 바라보는 한국 펀드시장의 미래는 과연 어떨까. 전 대표는 헤지펀드의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당국과 회사, 그리고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켜봐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40년 전통의 국제적 헤지펀드에도 몸담아 본 결과 한국 사람들이 똑똑하고 경쟁력은 있지만 기다림에는 다소 취약한 것같다"며 "헤지펀드는 성격상 최소 5년 이상은 기다려야 하는 만큼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헤지펀드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은 매일 나오는 수익률을 보고 냉정하게 시장을 이기는 투자전략을 짜는 것"이라며 "헤지펀드도 사람처럼 투자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절대 단기적인 시야로 접근하면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투자자들에게 전하는 조언도 역시 그 답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모든 것이 빨리 변하는 시대에는 욕심을 버리고 경험 많은 전문가에게 투자를 하루 속히 맡기라는 것이다.

“투자는 매일 열리는 올림픽과 같습니다. 실상 1등과 10등까지 정해져 있는데 이런 게임에 개인이 뛰어드는 건 단기적으로 가능하지만 중장기적으론 전문가들한테 밀릴 가능성이 크죠. 그렇기 때문에 경험이 많고 시세의 대형 순환 사이클도 접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유리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최대한 효과를 이끌어야 한다’는 전 대표의 투자 철학이 KDB자산운용과 한국 관련 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새삼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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