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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하고 막무가내인 강사는 릴리와 첫 만남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6주 동안 6번의 댄스 레슨. 릴리와 마이클은 서로를 헐뜯고 못마땅해 하지만 첫 번째 레슨은 시작된다.
타인에 대한 믿음이 없고 고집불통 릴리는 마이클의 모든 것이 불만이다. 마이클은 그런 릴리 성격에 짜증을 낸다. 성격도 배경도 너무 다른 둘은 과연 댄스 레슨을 제대로 마무리 할 수 있을까. 레슨이 시작되고 스윙, 탱고, 왈츠, 폭스트롯, 차차차, 컨템포러리 등 매주 다양한 댄스 교습이 이어지는 동안 서로 자신의 비밀과 두려움,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하며 우정을 나누게 된다.
연극 ‘댄스레슨’은 단순히 나이든 여성과 젊은 댄스 강사가 춤을 춘다는 내용이 아니다. 레슨은 춤사위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춤의 역사부터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하며 이야기로 이끌어 나간다.
‘댄스레슨’에서 춤은 두 사람을 소통하게 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춤은 상대방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두 사람은 춤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보듬어주며 치유해 나간다. 그렇다고 이야기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2시간여의 러닝타임동안 스윙, 탱고를 비롯해 두 배우는 우아한 춤사위를 선사하며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또한 춤 배경곡으로 사용된 올드 팝은 중장년층 관객을 향수에 젖게 한다. 최소한의 캐스팅과 거실이라는 한정된 무대를 화려한 의상과 퍼포먼스로 지루함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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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도 자식도 없이 홀로 외로이 지내는 72세 릴리, 벌어 놓은 돈도 없고 상처투성이 동성애자 마이클은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이다. 그런 두 사람이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은 관객에게 공감을 이끌어 낸다.
무대 중앙에 위치한 거실 창문은 바깥 풍경의 변화를 통해 세월을 흐름을 보여준다. 붉은 빛 태양은 마지막 레슨이 다가오며 노을 지는 석양빛으로 변해간다. 연출가는 변하는 무대배경에 세월의 흐름을 녹여 주인공 릴리 인생의 황혼기를 대변했다.
‘나이가 들면 잊혀진다’고 생각하는 릴리. 그 곁에서 마이클은 ‘당신은 여기 존재하고 있다’고 말하며 마지막 황혼을 함께 맞이한다. 연극이 끝난뒤 극장을 나서는 40~50대 관객들은 자신의 처지와 릴리를 동일시하며 깊은 공감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