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여성파워]여성의 섬세함으로… ‘금녀의 벽’을 허물다

입력 2012-08-14 14:49수정 2012-08-14 16:11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자사관리영업은 접수, IT.기획 마케팅업무 등 '두각'펀드매니저도‘女風’뚜렷, 중소형주 운용에서 선방

여의도 금융투자업계를 여풍(女風)이 화사하게 휘감고 있다.

증권계 여성들이 전문성과 꼼꼼함을 강점으로 지점과 리서치센터에서 투자은행(IB) 업무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증권은 다른 산업에 비해 섬세한 분석력과 민활한 숫자 감각이 더욱 중요해 여성들이 특유의 장점을 살리기 유리한 곳이다. 복잡한 숫자와 돈줄이 흘러넘치기 때문이다.

리서치는 물론, 상품기획·마케팅, IT, 홍보 등 각 분야별 최고 자리에 오른 여성 금융인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불과 4~5년전만 해도 금녀의 벽으로 불리던 펀드매니저 업계에서도 베테랑 여성펀드매니저들이 대거 자리 잡았다.

금융투자업계 여성 인력들이 알게 모르게 자신들의 활약을 제한했던 유리 천장을 걷어내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 최초와 최고.. 새로운 역사 쓰는 증권가 여성파워들

여성 파워는 자산관리 분야와 경제동향을 시시각각 분석하는 증권가의 꽃인 리서치센터에서도 분명하게 확인된다.

자산관리 부문에선 삼성증권의 첫 여성임원으로 PB 1세대인 이재경 영업추진 담당 상무와 한화증권 박미경 상무가 증권가 여성임원 시대를 열었다.

특히 한화증권은 현재 여성임원만 4명이라 가히 여풍 집결지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박미경 마케팅본부 본부장, 이명희 상무(서초지파이브지점 총괄지점장), 최선희 Product본부 본부장, 홍은미 상무( 르네상스지점 총괄지점장)가 그 주인공.

대형사에서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여성 임원이 두드러진다.

삼성증권엔 이재경 상무와 UHNW(초고액자산가)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박경희 상무가 ‘별’을 달았다. 박 상무는 컨설팅형 영업 모델을 도입해 VVIP(30억원 이상 자산가) 시장을 선점한, 자산관리업계 에이스다.

또 미래에셋증권엔 전진희 이사(압구정지점 지점장), 윤자경 이사(브랜드전략실 실장)가 현직 여성임원으로 당당히 근무중이다.

리서치센터에도 여성 애널리스트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현존하는 업계내 유일한 여성센터장인 토러스투자증권 이원선 센터장을 비롯해 우리투자증권 윤효진(교육·제지,의류, 화장품), 동부증권 임은영(자동차), KTB투자증권 김민정(식음료),유진투자증권 김미연(제지), 한국투자증권 이경자(건설), 대신증권 이선경(음식료)연구원 등이‘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중 KTB투자증권 김민정 연구원은 지난 5월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선정하는 ‘아시아지역 베스트 애널리스트탑10’에 선정됐다. 그야말로 여풍 파워를 아시아 전역에 떨친 셈이다.

여풍은 이제 먼저 상륙한 리서치와 고액자산관리 영업 부문을 교두보 삼아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오세임 우리투자증권 오퍼레이션&IT담당 상무, KTB투자증권 기획, 마케팅 총괄 심미성 상무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오 상무의 경우 외국계에선 낯 익지만 국내 금융기관에선 첫 시도되는 오퍼레이션&IT담당을 맡아 다른 금융기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수익률 쥐락펴락”…여성펀드매니저들 위풍당당

그동안 남성매니저 일색이던 펀드매니저 업계에도 여풍이 거세다. 펀드매니저는 시황분석에 따라 매수 매도 타이밍에 따른 업종전략을 지휘하고 이에 따른 철저한 성과주의와 업무 연속성으로 평가받는다. 때문에 다른 금융업종에 비해 여성들이 활동하기에는 힘든 분야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제는 옛말이다. 대표적인 금녀의 지역이었던 펀드매니저 업계에서도 최근 여성 펀드매니저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2009년 업계 최초로 알리안츠자산운용의 김유경 본부장이 CIO(운용총괄)로 선임된 것을 계기로 여성 매니저들의 등용문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특히 중소형주 펀드 운용부문에서 여성 펀드매니저들의 성과가 독보적이다.

실제 삼성자산운용의 민수아 밸류운용본부장을 비롯해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 1팀 원주영 팀장, 2팀 박인희 팀장, 하이자산운용 임은미 주식운용본부 부장이 명성을 쌓고 있다.

자산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민 본부장은 올 초 대형 운용사 여성 중 처음으로 임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가 운용중인 ‘삼성중소형 포커스주식형’ 은 설정 규모가 2,643억원에 이른다.

가치주 펀드의 명가 신영자산운용의 간판급 펀드매니저도 역시 여풍이다. 경력이 13년 차인 원주영 주식운용 1팀장은 대표 연금펀드인‘신영60연금전환 증권투자신탁’을, 박인희 주식운용2팀장은 가치주펀드인‘신영 밸류 고배당’의 책임 매니저다.

중소형주 운용과 더불어 인덱스 운용과 정통 주식 운용 분야에서도 강세다.

우리자산운용의 이진아 인덱스운용 팀장과 김상미 주식운용2팀 부장이 대표적인 경우. 이 팀장이 운용중인 펀드 규모는 약 5000억원 규모로 효자상품인 ‘우리프런티어 뉴인덱스플러스펀드 알파펀드’를 비롯해 ‘우리자자손손 백년투자펀드’, ‘우리1.5배레버리지펀드’까지 운용분야가 폭넓다. 현재 우리자자손손 펀드는 3개월 성과 기준으로 상위 3%에 속한다. 이 팀장도 ‘우리프런티어 배당주펀드’, ‘우리 주니어네이버 펀드’등 대표 주식형펀드를 운용중인 회사내 간판스타다.

우리자산운용 장동헌 전무는 “여성도 펀드를 운용하는 데 전혀 제약이 없다”며 “당당히 실력을 겨뤄 정상까지 오른 인재들이라 투자자들한테 신뢰도가 더 크다”고 전했다.

최근 여성 펀드매니저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과 관련, 운용업계 한 고위 관계자도 “그간 여성펀드매니저들은 채권 운용 쪽에 소수가 있었으나 최근 섬세한 분석력과 전문화한 운용시스템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펀드들이 늘어나면서 주식운용에서도 여성 매니저의 활약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