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8월 중 논의 거칠 것”… 비례 3인 거취는?
통합진보당 신당권파가 내달 중으로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뜻을 함께하는 박원석 정진후 서기호 등 비례대표 의원들의 거취 문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심상정 전 원내대표는 8일 한 라디오에서 “8월 중으로 당내 논의를 거치고 다양한 세력들과 공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결론을 내겠다”면서 “(구당권파와) 합의 이혼이 가장 좋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강기갑 대표도 다른 방송에 나와 “현재의 통합진보당으로는 안 된다. 재건을 위해서 다양한 길을 모색해야 하는데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창당”이라며 “대중적 진보정당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당의 발전적 해체까지 고민할 수 있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하지만 창당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 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집단 탈당이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이럴 경우 비례대표들이 의원직을 잃게 된다. 이 때문에 신당권파는 당 해산이라는 우회로를 선책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공직선거법상 소속 당이 합당하거나 해산하면 비례대표의원 신분이 유지된다. 그러나 당헌·당규 상 정당 해산을 위해서는 당원 과반의 투표와 투표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기에 이 조차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당 창당에 참여하는 의원 6명 중 비례대표 3명이 합류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선거 보조금도 날아가게 된다. 5석 이상 정당에는 국고보조금의 5%가 주어지지만, 5석미만 정당은 의원 수를 계산해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혁신파 의원 중 한 사람인 서 의원은 신당 창당 방법으로 거론되는 정당 해산에 대해 “구당권파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실적으로는 어렵다는 게 대부분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구당권파인 이상규 의원은 이에 대해 “심 전 원내대표가 ‘당적은 통진당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진보정치를 모색하겠다’고 했는데 불가능하고 정치적 꼼수에 불과하다”면서 “ 해산 후 재창당이나 탈당 후 분당이나 둘 다 당을 파국으로 모는 해당행위”라며 신당권파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신당 창당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권영길 문성현 천영세 등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전 대표는 전날 성명에서 “구태와의 결별을 통한 창조적 파괴에 깊이 공감한다”며 새 진보정당 창당에 지지를 보냈다.
현대증권 노조 조합원 당원 218명도 이날 탈당계를 제출하고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통진당 내 핵심 지지기반이 돼 온 민주노총의 선택도 관심이 모아진다. 민주노총은 오는 13일 중앙집행위원회의를 열고 통진당에 대한 지지철회 입장을 재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