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민주통합당 정호준 의원실에 제출한 ‘론스타의 중재의향서 요지’를 보면, 론스타 측은 “한국 정부가 2005년 론스타 관련 기업에 부적절한 세무조사를 진행해 압력을 행사했고 2006년 KB금융지주, 2007~2008년 HSBC에 외환은행 주식을 매각하려 할 때 한국 정부가 고의로 승인을 지연시켜 수십억 유로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세청의 세금 부과에 대해서 론스타는 2005년 론스타 관련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시 동의 없이 자료를 수집하는 등 절차상 문제가 있었고 한-벨기에 조세조약 적용을 부인하고 세금 부과를 위해 멋대로 과세방법을 적용했다는 주장하고 있다.
론스타는 6개월 안에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중재를 청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론스타가 주장한 수조원대의 피해는 국세청이 과세한 3915억원보다 훨씬 큰 금액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론스타의 입장에서는 금융위 매각 승인 지연으로 말미암은 손실이 훨씬 컸고, 그 피해액을 추산하면 약 2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호준 의원 측은 이와 관련 이번 론스타 국제중재와 관련 공개할 수 있는 자료는 여기까지라고 언급, 밝혀지지 않은 추가적인 내용이 더 있을 수 있음을 암시했다.
한편, 정부와 론스타는 수조원을 걸고 법적 다툼을 벌일 전망이다. 현재 정부는 법률대리인으로 법무법인 태평양과 미국의 아널드앤드포터를 선정했다. 론스타는 미국의 법무법인 시들리오스틴과 함께 국내 법무법인 세종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은 오는 9월께 사전협의를 거쳐 11월 ICSID에 정식 제소된다.
이에 대해 김석동 위원장은 이에 대해 론스타가 투자자·국가소송(ISD)을 제기해도 자신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론스타와의 국제중재 승소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론스타 '분쟁'의 부활은 김 위원장 운신의 폭을 크게 좁혀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앞서 론스타가 산업자본에 해당하는 여러 정황에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늦췄을 뿐만 아니라 산업자본 여부를 부인해 수조원대 소송의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실제로 외환은행 매입 당시 또는 하나금융에 매각 시 정부와 금융위가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판단했다면 론스타가 이 같은 국제분쟁 자체를 들고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 당시 산업자본 여부를 판단했던 당시 정부 측 실무자 중 하나가 김 위원장이었다는 점은 이 같은 책임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오는 11월부터 시작될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가 결론이 나기까지는 앞으로 3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수조원대의 국제소송 부담을 고스란히 차기 정부에 넘겨주게 됐다는 점도 김 위원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가계부채 문제가 불거지고 세 차례에 걸친 우리금융 매각이 무산된 가운데 이번 국제소송이 거론되면서 김 위원장과 금융위 운신의 폭 또한 좁아질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