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외풍에 취약…세계경기 침체 속 '위기' 가시화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까지 70%대에 머문 무역의존도는 지난해 113.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의존도는 국민경제가 무역에 어느 정도 의존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보통 수출입총액을 국민총소득(GNI)으로 나눈 비율로 나타낸다.

2003년 70.6%였던 무역의존도는 2006년(80.9%)에 80%를 돌파하고서 2008년에는 110.7%까지 올라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에는 98.8%로 내려앉았으나 2010년 105.2%, 2011년 113.2%로 다시 뛰어올라 처음으로 2년 연속 100%를 기록했다. 특히 분기별 무역의존도는 올해 1분기 말 116.3%까지 올라 120%에 육박했다.

무역의존도의 고공 행진은 우리 경제가 금융위기를 무역 확대로 극복했음을 나타내지만 내수시장이 약화되면서 '외풍'에 극도로 취약한 구조를 지니게 됐다.

2010년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한 우리나라 무역의존도는 87.4%로 미국(22%), 일본(25.1%), 프랑스(42.7%)는 물론 중국(49.5%)보다 훨씬 앞섰다.

무역의존도가 높을 경우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더 큰 타격을 받는다. 실제로 1997년과 2008년 두 번의 금융위기의 경우 1997∼1998년 수출은 2.83% 감소했고 경제성장률도 -5.7%를 기록했다. 2008∼2009년에는 수출이 13.86%나 급감했고 경제성장률은 0.3%에 머물렀다.

올해 또한 상반기 수출 증가율이 작년 동기 대비 0.7%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2분기 GDP 성장률은 33개월 만에 최저치인 2.4%로 떨어졌다. 7월 수출 또한 446억달러로 전년동월에 비해 8.8% 떨어져 저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3.0%로 제시했지만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은 2% 성장마저 비관하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3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올해 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IMF 또한 지난 17일 ‘세계 금융안정 보고서(GFSR)’를 통해 “한국과 같이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와 대외수요 약화로 인해 역풍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또한 무역의존도가 높고 내수 비중이 낮은 국내 경제의 경우 대외 경기변동성이 크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진단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내수 활성화와 서비스업 육성을 위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