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금융지주 2분기 수익 급감…하반기도 '난망'
이와 관련 지난 20일 우리금융지주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고강도 긴축을 통한 ‘슬림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최대한 억제하고 외화채권 발행 등 유동성 확보 방안을 선제로 검토하기로 했다.
또한 모든 계열사는 경상비, 판매관리비 등 예산을 최대한 아끼고 일정금액 이상의 투자는 수익 분석을 철저히 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려고 노력할 뿐 아니라 금융권의 저성장·저수익 구조의 장기화에 대비해 혁신을 통한 수익 증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NH농협금융지주는 출범 첫해 경영목표인 당기순이익 1조원 달성을 위한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했다.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7개 자회사 대표와 경영관리 담당 임원 전원이 참석한 ‘2012년도 상반기 농협금융 경영성과 분석회의’를 통해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와 국내외 경기 부진으로 하반기 경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순이익 목표 달성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지주는 하반기 비상경영계획의 4대 방향으로 △건전여신 확대 △비이자이익 확대 △리스크관리 강화 △일반경기 감축을 제시했다.
또한 농협금융지주는 경영여건 변화에 대응해 적극적인 영업수익 개선, 연체관리 역량 집중, 전사적 비용절감 정책을 단계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NH농협은행은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을 위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회의’를 열고 수익성 확보를 위한 여신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신충식 NH농협은행장은 연체율 1.0% 이하, 고정이하여신비율 1.7% 이하를 목표로 하는 ‘뉴스타트1017’운동을 추진을 천명했다.
이외에 다른 은행들도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하반기 화두로 가져갈 예정이다.
서 행장은 “어떤 상황 변화 속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수익과 건전성, 내실과 성장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며 "시장 변화와 리스크 요인을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기민하게 대처하자”고 밝혔다.
김종준 하나은행장도 최근 조회를 통해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국내 상황 역시 부동산 경기침체와 가계대출 위험의 증가로 영업환경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행장은“경기침체에 따라 리스크 관리가 강조되고 있으며, 특히 가계대출 연체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면밀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병덕 국민은행장도 리스크 관리와 견실한 성장을 강조하는 내용의 3분기 조회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이 특히 경영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두며 잇단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나선 이유는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하반기 수익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금융그룹의 경우 올해 상반기 1조 150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순익을 냈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26.9% 감소한 수치다. 2분기 순익은 5474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9.3% 줄었다.
KB국민은행의 상반기 순이익 또한 1조 26억 원으로 현대건설 매각이익 등 일회성 이익이 생긴 작년 동기보다 37.4%(5978억 원) 감소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8.9%(468억 원) 줄어든 4779억 원이다.
하나금융은 또한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1조896억원 줄어든 2251억원을 기록했다.주요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2분기에 투자주식 매매평가익 감소 등 일회성 요인으로 1분기 대비 640억원 감소한 2111억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외환은행은 전분기 대비 1528억원 감소한 16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6686억원으로 2분기 순익은 이보다 많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이밖에 다른 은행들도 하반기 경영실적의 하향을 전망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이같은 추세는 가계대출 등의 연체율이 계속 오르고 있어 당분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상업용대출의 연체율 또한 심화되고 있는 등 대출 연체율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도 시급해진 양상이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물경기 침체, 원금 상환시기의 도래, 집값 하락으로 인한 담보인정비율(LTV)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일선 지점마다 연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며 은행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밖에 부동산 경기침체와 유로존 경제위기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가운데 은행들은 대출이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의 하반기 행보가 결국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낮추고 각종 경비를 절약하는 등 ‘관리 측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