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돋보기]'한지붕 세가족' 대성그룹 동거 언제까지…

입력 2012-07-3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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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대성그룹·서울도시가스그룹, 내부선 재산·지분 분할 이미 끝내

“그 회사는 우리 계열이 아닙니다.” 국내 대기업 순위 50위인 대성그룹은 오너 삼형제가 소그룹을 이루는 국내 대기업집단 중 가장 특이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각 계열사들은 지배주주가 누구냐에 따라 그룹 명칭이 다르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에는 하나의 대기업집단으로 신고가 돼 있는 상태다. 내부적으로는 오너 형제간 재산분할과 지분 분할이 사실상 마무리가 됐지만 법적으로는 하나의 그룹이다. 기업결합 형태 중 카르텔과 유사한 방식으로 기업집단이 구성된 셈이다. 카르텔은 시장통제를 목적으로 동일한 산업에 속하는 독립기업들이 협정에 의해 연합한 형태를 말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 대성그룹의 자산규모가 5조원이 넘으면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기업집단의 총수는 김영대 대성합동지주 회장이 맡고 있다.

대성그룹 오너 삼형제의 지배구조를 보면 첫째인 김영대 회장이 상장 지주사인 대성합동지주의 지분 46%를 보유하면서 29개의 계열사를 수직계열화하고 있다. 또 3개의 비상장사를 개인회사로 두고 있다.

둘째인 김영민 회장은 서울도시개발 지분 98%를 보유하고 다시 서울도시개발이 21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셋째인 김영훈 회장은 상장 지주사인 대성홀딩스를 통해 9개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김영훈 회장은 대성홀딩스에 대해 직접 지분 40%와 개인회사를 통한 우회 지분 17%를 보유하고 있다. 형제간 계열분리를 위한 완벽한 지배구조다.

삼형제의 지배구조에는 공정거래법상 친인척 계열분리를 막고 있는 요인이 하나 있다. 상장 지주사인 대성홀딩스가 서울도시가스의 지분 23%를 보유하고 있는 것. 현행 공정거래법상 친인척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상호간의 지분 출자구조를 해소해야 한다. 오너 삼형제가 법률상으로 각자의 그룹을 꾸리기 위해서는 대성홀딩스와 서울도시가스의 지분 관계를 없애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룹 계열사 경영과 운영은 지배구조에 따른 계열분리를 토대로 각각 독립적이다. 대성그룹 한 관계자는 “현재 각 계열사마다 지배주주가 누구냐에 따라 ‘대성’, ‘대성그룹’, ‘서울도시가스그룹’으로 나눠 호칭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계열분리 후 기업집단 규모 축소 등에 따른 계열사들의 직간접적인 가치하락을 우려해 암묵적으로 현재의 지배구조체계를 유지하면서 계열분리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대성그룹의 경우 지난 4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이후 현재까지 친인척 계열분리 신청이 들어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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