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창업자 “메가뱅크들 분할해야 산다”

입력 2012-07-2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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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은행과 투자은행 부문 분리해야…폐기된 ‘글래스 스티골법’ 재시행 주장

미국의 씨티그룹을 거대 상업·투자 은행으로 키운 샌포드 웨일(79) 전 최고경영자(CEO)가 “지금 메가뱅크들은 분할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게 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웨일 전 CEO는 1990년대 후반 당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부문을 분리하던 ‘글래스 스티골(Glass-Steagall)’법을 폐지시키는데 앞장서 대마불사로 일컬어지는 ‘금융 콘글로메리트(conglomerate)’를 탄생시킨 인물이다.

씨티그룹은 그의 지휘 하에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했으나 금융위기 여파로 4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고 기사회생했다. 이번 발언은 그의 지론을 180도 전환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세계는 변화하고 있어 지금 사는 세계는 10년 전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스크가 큰 투자은행 업무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업은행 업무에서 떼어내고, 정부는 상업은행만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웨일 전 CEO는 감독과 투자, 애널리스트 등의 일에 종사하면서 ‘너무 커서 파산하기 어려운(대마불사)’ 대형 은행들로 인한 주주 가치 훼손, 제2의 금융위기 발생을 막는데 힘을 쏟고 있다.

웨일의 주장은 대형 투자은행의 상업은행 업무를 금지해야 한다는 정계와 금융권, 규제 당국의 공감대를 더 확고히 할 것으로 관측된다.

토머스 호닉 전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글래스 스티골법의 폐기가 잘못됐다는 인식이 애널리스트와 투자자,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면서 “은행이 핵심 사업에만 전념토록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이미 관련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출신의 민주당 의원인 브래드 밀러는 “대형은행의 규모를 제한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주주들이 얼마나 많은 지지를 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민주당 의원인 캐럴린 맬로니는 웨일의 발언에 대해 “대단하다”고 평가하면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에게 글래스 스티골법이 존재했다면 2008년 금융위기가 어떻게 달라졌을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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