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선 "경기오판" 국회선 "직원사찰"…뭇매맞는 김중수

입력 2012-07-2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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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증가·CD금리 담합 의혹…'한은 책임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마음이 편치 않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들에게 한은이 경기를 오판했다며 질타를 받았을 뿐 아니라 직원 사찰 논란으로 국회에서 곤혹을 치뤘다.

이뿐 만이 아니다. 가계부채 증가와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담합 의혹에 대한 한은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한은 내부나 외부, 어딜 가도 비판에 직면한 김 총재다.

25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는 한은이 내부 게시판에서 김 총재 등 임원을 비방한 직원을 찾으려 한 것에 대한 질책이 쏟아졌다. 한은이 민형사상 책임까지 물으려 한 것을 두고 사찰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박원석 통합진보당 의원은 “법무법인에 이 문제를 의뢰한 것은 내부 불만분자를 색출해 처벌하겠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날을 세웠다.

김 총재에 대한 비판은 여야 구분이 없었다.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은 “한은 내부적으로 해결했어야지 외부에 법률자문하고 공식적으로 공문을 보낸 것은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직원 사찰 논란에 대한 한은 노동조합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은 법규실은 “고문변호사에게 보낸 법률질의서가 불법적으로 유출돼 언론에 사실과 다르게 보도되고 국회 업무보고시에도 논란이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한은 노조는 비판 수위를 높였다. 노조는 25일 “익명게시판에 글을 올린 직원을 찾아내 법적으로 처별하려던 건 합법이고 관련 사실이 외부로 알려진 건 불법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익숙해진 논리구조를 답습한 것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주력 부문이 경제 부문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금통위원의 지적에도 한은은 경기 낙관론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 금통위원들은 한은의 분석과 전망이 신뢰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 보면 한 금통위원은 “한은의 올해 경기전망은 상반기 중에 유로지역 재정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는 인식하에 `상저하고'(上低下高) 형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한은의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과 물가지표가 체감물가와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금통위원의 비판에도 한은은 당당했다. 우리나라 경제 기초여건은 외환위기보다 개선됐고 2008년 리먼사태와 비교하면 가계부채가 심화한 것 외에 실물부문에서는 큰 변동이 없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를 진작시키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했다. 불과 한 달 만에 기준금리 인하로 돌아선 데 있어서 금통위와 한은이 엇박자를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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