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시작으로 3년간 신용평가사들 줄줄히 하향 압박
포스코의 신용등급이 또 하향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지난해 하반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이후 약 반년 만이다. 포스코의 신용등급은 정준양 회장 취임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포스코의 신용등급 A3를 하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A3는 투기 등급보다 네 단계 위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인 A1보다는 두 단계 아래다.
무디스는 “포스코가 높은 부채비율로 A3 등급에 맞는 재무상태를 1~3년 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며 “아시아 지역 철강 업황이 부진한 점을 반영한 결과”라고 신용등급 하향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포스코의 신용등급 하향 압박은 정준양 회장의 취임 직후인 지난 2009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무디스가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고 2010년 8월에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내렸다. 이후 지난해 6월에는 포스코의 신용 등급을 ‘A2’에서 ‘A3’로 또 다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S&P는 지난해 5월 포스코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제시한 뒤 10월 신용등급을 ‘A-’로 강등했고 같은해 12월 피치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린 바 있다.
신용등급사들이 이처럼 포스코의 전망을 점점 부정적으로 내다보는 이유는 부진한 업황에도 대우인터내셔널 인수 등 무리한 인수합병(M&A)과 자원개발 실패로 재무구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스코의 개별기준 총차입금은 지난 2008년 말 5조2411억원에서 2009년 6조3879억원, 2010년 9조4135억원, 2011년 11조6413억원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33.7%에서 40.2%로, 차입금 의존도는 14.1%에서 22.1%로 각각 상승했다.
이처럼 신용평가사들이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계속 낮추자 포스코는 올해 말까지 계열사 정리 등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박기홍 포스코 부사장(CFO)은 지난 24일 2분기 기업설명회(IR)에서 “미래핵심사업을 제외한 투자목적이 완료된 회사나 자본잠식이 된 회사 등 올해 안에 10개 이상의 계열사를 정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