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의 사회학]"'약 먹으면 되지'라는 생각은 게으름병"

입력 2012-07-2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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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우 성의학 클리닉 원장

성의학 전문의인 강동우 성의학 클리닉 원장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발기부전치료제’를 ‘발기유발제’라 지칭했다. 일시적으로 발기를 도와주는 것일 뿐 근본적인 치료약이 될 수 없다는 까닭에서다. 그가 말하는 발기유발제가 세상에 출현한지도 어느덧 10년이 넘었다. 그 사이 발기유발제는 인간의 성생활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고, 발기 문제에 편리한 방편이 됐다.

하지만 강 원장은 “너무 쉽게 발기유발제에 의존하는 남성들을 보면 걱정부터 앞선다”고 말했다. 발기유발제를 두통약에 비유했다. 발기부전 치료를 위해 발기유발제를 자꾸 먹는 것은 두통이 있다고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특히 발기유발제는 쾌락을 주는 약이어서 술이나 담배처럼 남용하다보면 의존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강 원장은 “발기부전은 엄연히 심리적이거나 신체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고 이를 돌봐달라는 몸의 적신호”라며 “무작정 발기유발제에만 의존하는 것은 ‘게으름병’”이라고 지적했다. ‘좀 안되면 약먹으면 되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약물의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젊은층의 발기부전은 성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하거나 ‘또 안되면 어떻게 하지’라고 걱정하는 수행불안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발기부전이 마음과 몸을 함께 치료해야 하는 질환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발기부전의 원인은 혈관·신경·호르몬·심리·부부갈등 등 복잡 미묘해서 높은 치료성과를 위해선 성기능에 관련된 정신과·비뇨기과·산부인과·내분비내과 치료 등이 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강원장은 “일부 환자들의 경우 파트너를 바꾸면 발기부전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는 분명한 오해”라고 못박았다. 일시적인 강한 자극에 의해 상황이 호전될 수 있지만 기질적인 원인 치료가 없이는 완치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어 “아내의 외도나 부부간의 불신으로 발기부전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부부사이의 충분한 대화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서로간의 갈등을 극복하는 노력도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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