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노믹스 4년 성적표]수출 대기업 이익 증가…서민은 고물가에 허덕

고환율정책 희비

삼성전자는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2009년 9조8000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냈다. 2010년에도 순이익이 크게 늘어 16조2000억원에 이르렀다.

SK에너지와 포스코도 2008년에 각각 2조원, 2조3000억원의 매출총이익이 증가했다. 모두 MB정부가 고환율 정책을 펼쳐 가능한 일이었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09년 전경련 강연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3분기 사상최대 이익을 냈다고 하지만 환율 및 재정지출 효과를 빼면 사상 최대의 적자가 됐을 것”이라고 말해 고환율 정책에 따른 반사이익이 있었음을 직접 거론했다.

MB정부 출범 당시 환율은 1달러에 947원이었으나 이듬해 평균환율이 1276원으로 35%나 뛰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도 당연히 오른다. 정유회사가 원유를 구매할 때 같은 분량에 대해 35%의 원화를 더 줘야하고, 정유사는 수익을 내기 위해 이를 주유소 기름값에 전가시킨다. 결국 국민들이 35% 비싼 기름을 넣고 차를 몰아야 한다.

송기균 충남경제진흥원장에 따르면 수출 대기업들이 고환율에 떼돈을 버는 사이 서민 생필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국민 전체적으로 2009년 63조원, 2010년 54조원의 손실을 입었다. 송 원장은 이런 식으로 국민의 주머니에서 추가로 지출된 금액이 MB정권 3년간 174조원(4인 가족당 1450만원)으로 추정했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물가와 전·월세가 급등하면서 가계부채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고 한국경제 회복의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오죽하면 여당의 최고위원이 “물가관리 정책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현장에서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747 성장 정책과 인위적 고환율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가계부채는 192조7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이명박 정부 취임 첫 해인 2008년부터 2011년까지 247조6000억원이 늘어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73%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85%)과 비슷한 수준이며 그리스(61%)보다 20%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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