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불구 국가신용 상승…FTA 체결로 경제영토도 확장
MB경제의 가장 큰 성공은 역시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도 양적 성장을 이어왔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평가에 큰 이견이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경제 회복 속도를 보였고 한국경제는 전세계에 위기 극복 모범 사례를 남겼다.
4년간 평균 3%대의 경제성장율을 보였고, EU와 미국 등과의 FTA 체결을 통해 경제영토를 확장시키며 미래 먹거리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위기 속에서 국가 신용등급은 상승했고, G20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국격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MB정부는 고환율 정책을 통해 대기업을 살찌게 하는 대신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약화됐다. 많이 버는 사람들은 더 가졌고 없는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는 이른바 양극화가 심화됐다. 수출기업의 이익은 극대화된 반면 내수기업은 부진으로 시름시름 기력을 잃어가고 있다.
전세값 폭등으로 가뜩이나 고물가에 허덕이던 서민들은 자신들이 사는 곳보다 상대적 변방으로 짐을 싸서 보금자리를 옮겨야 했다. 고용이 안정적으로 늘었다고 했지만 청년실업은 그렇지 못했다. 장년층 일자리는 늘었지만 청년층의 고용 개선은 지지부진했다. 40대 이상 신규취업자수는 약 35만명 증가했지만 청년 취업자는 오히려 8만명이 감소했다. 정권 4년 평균 청년실업률은 7.7%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MB노믹스 4년의 평가가 이처럼 엇갈리고 있지만 연말에 있을 대선은 구체적인 지표를 통해 공과를 논하기 보다는 국민들의 체감적 또는 정서적 결과가 나타나는 이벤트다. 여야 모두 MB정권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 표의 향배에 따라 MB정권의 성적표는 겨우 합격점이나 낙제점을 받을 것이다.
MB노믹스 대표작 ‘747’은 어쨌든 지킬 수 없는 공약(空約)이 됐다. 7% 경제성장은 3%로 쪼그라들었고, 국민소득 4만 달러는 아직 두 배더 키워야 한다. 10년래 경제규모 세계 7위 역시 FTA 체결로 체면 치레를 했지만 아직 10위권 밖이다.
정부도 할 말은 있다. 경제 위기가 이 모든 것을 앗아갈 정도로 위력이 컸다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리먼사태와 유럽재정위기 등 대내외적 경제 위기 때문에 (747이) 실패했다”며 “하지만 다른 나라들이 경제적으로 고꾸라질 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금방 회복했다. 이게 모든 걸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MB노믹스는 진행 중이다. 1년여 남은 시간이 실패와 성공을 갈무리하지는 못하겠지만 과제는 남아있다. 민간연구소나 국책연구기관 모두 “남은 임기 1년 동안 대내외적인 위기 상황을 주시하면서 양극화와 실업, 고물가 등 서민생활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한다.